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0% 오른 3344.20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3344.70까지 올라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전 10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급변했다.
이 대통령이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에 대해 "주식시장 활성화가 방해받을 정도면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발언한 직후 지수는 급락했다. 이 대통령은 "대주주 기준 논란이 주식시장 활성화 의지를 시험하는 시험지처럼 느껴진다"며 "국회 논의에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기대했던 '대주주 기준 50억원 유지' 확답이 나오지 않자 차익실현과 실망 매물이 동시에 쏟아졌다. 코스피는 한때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기준 50억원 확정 발언이 없었던 것이 실망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신고가 경신 후 셀온(sell-on·호재에도 주가 하락)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내 기관투자가들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는 반등했다.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는 '네 마녀의 날' 효과로 동시호가 때는 10포p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전날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증권·금융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4.19%)과 부국증권(-3.75%)이 큰 폭으로 내렸고 우리금융지주(-1.17%)와 메리츠금융지주(-0.78%)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날에 이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0.99% 오른 30만7000원에 마감하며 반도체 업종의 강세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역사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직후 국내 증시는 활황세를 지속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11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코스피는 약 27% 추가 상승한 바 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과 국내 정책 개선 가능성이 남아있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8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단기 과열 우려는 여전하다. 증권가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업종별 순환매와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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