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기획∙사회] 청정 자연 품은 中 윈난, 장기 체류 여행객 마음 사로잡다

杜白羽,严勇,荆昭延 2025-09-06 10:08:53

(중국 쿤밍=신화통신) "진짜 '집'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주저 없이 이곳을 택했습니다."

미국인 네이선 존스는 중국에서 20년 넘게 생활하며 크고 작은 여러 도시를 다녀본 끝에 윈난(雲南)성 다리(大理)를 최종 선택하고 어느덧 6년째 머물고 있다. 그를 매료시킨 것은 바로 아름다운 산과 물, 그리고 여유로운 삶이었다.

미국인 네이선 존스(왼쪽 둘째)가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 모닥불을 둘러싸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취재원 제공)

"하루의 분주한 일과를 마치면 언제나 아름다운 석양과 창산(蒼山)의 풍경이 저를 반겨 줍니다. 그 순간 모든 압박감이 사라지고 마음은 새처럼 가볍고 즐거워집니다." 네이선 존스는 최근 열린 장기 체류 여행 교류회에서 이곳의 생활 환경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윈난에는 네이선 존스와 같은 장기 체류 여행자가 300만 명이 넘는다. 몇 달간 머무는 사람도 있고 1~2년 혹은 아예 정착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산과 물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마음의 안식처를 찾는 동시에 이 지역이 천혜의 자연을 활용해 지역 발전을 이끄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 관광객들이 윈난(雲南)성 푸저헤이(普者黑) 관광지에서 배를 타고 유람하는 모습을 드론으로 내려다봤다. (사진/신화통신)

윈난의 생태 환경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장기 체류 여행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기존의 관광이 겉핥기식 구경에 그쳤다면 장기 체류 여행은 몰입형 체험에 초점을 맞춘다. 관광객은 잠깐 들러 구경하는 '관찰자'가 아니라 현지 생활에 오래 함께하는 '참여자'가 된다.

이들은 현지 마을에 들어가 바이(白)족 자란(扎染, 염색 공예), 다이족(傣族) 전지(剪紙·종이 공예) 등 전통 문화를 배우고 차밭에서 찻잎을 따고 가공하는 과정에도 참여한다. 얼하이(洱海) 주변 생태 산책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시솽반나(西雙版納)의 열대우림을 탐험하며 자연의 생명력과 활기를 직접 느끼기도 한다.

질 좋은 커피 원두를 찾아 윈난에 온 사람도 있다. 한국 인천 출신인 김태호는 일본에서 윈난 출신 아내 왕웨이팅(王煒婷)을 만나 공통의 관심사인 커피 덕분에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중국 커피의 주요 산지이자 아내의 고향인 윈난으로 건너가 장기 체류하며 창업에 나섰다.

지난 3월 26일 김태호(왼쪽)와 그의 아내 왕웨이팅(王煒婷)이 윈난성 안닝(安寧)시에 있는 커피 공장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김태호는 윈난에선 커피 산지마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으며 고유한 특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뛰어난 생태 환경을 지녔다는 점은 공통점이라고 덧붙였다.

건강을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윈난에 장기 체류 중인 영국인 의사 그리쉬는 "의사라는 직업 덕분에 생태 환경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윈난은 신선한 공기와 깨끗한 물, 건강한 먹거리 등 사람들이 원하는 다양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장기 체류 여행은 깊이 있는 체험을 특징으로 한다. 이에 관광객에게는 독특하고 다양한 생활 체험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에겐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가져다준다.

윈난 위시(玉溪)시 청장(澄江)시 유쒀(右所)진 마팡(馬房)촌에서는 장기 체류 여행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마을 전체에서 288명이 관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88개의 관광 관련 개인 사업체 중 39곳은 특색 있는 농촌 민박으로 운영된다. 관광 성수기에는 객실 점유율이 100%에 달한다. 장기 체류 관광객들은 주로 후난(湖南) 창사(長沙), 쓰촨(四川), 충칭(重慶), 상하이, 구이저우(貴州) 등지에서 찾아온다.

윈난 다리 진쒀다오(金梭島)는 한때 얼하이 호수에서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마을이었다. 그러나 장기 체류 여행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면서 현재는 자연 경관과 바이족의 노래·춤, 어업 문화를 한데 담은 장기 체류 여행 브랜드가 탄생했다.

생태는 장기 체류 여행 산업의 생명줄이다. 윈난성은 이를 핵심 경쟁력이자 매력으로 삼아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모든 경영 주체가 생태 기준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친환경 건축과 저탄소 운영을 확대하며 윈난의 핵심 생태 자원을 보호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