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감원, 증권사 전산사고 올해 상반기만 58건…"투자자 불안 키운다"

유명환 기자 2025-08-25 14:46:05
"반복되는 사고로 자본시장 불신 초래…고위험 증권사 집중 관리"
최근 5년 간 금투부문(증권사) 전자금융사고 유형별 발생건수. [자료=금융감독원]
[이코노믹데일리] 증권사 전산사고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투자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0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58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매체결 지연과 거래 중단으로 직결되는 만큼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부실한 IT 내부통제를 정조준했다.
 
25일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자본시장 거래 안전성 제고' 워크숍을 열고 증권사 임직원과 유관기관 관계자 150여명과 전산사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상시감시와 적시검사 등 대응체계를 마련했다며 고위험군 증권사를 선별해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모두발언에서 "반복되는 전산사고는 투자자 보호 실패, 평판 리스크 확대, 자본시장 불신을 초래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전사 차원에서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증권사 전산사고는 총 429건에 달했다. 2020년 66건에서 지난해 100건으로 늘었으며, 피해액은 금융권 전체 전자금융사고 피해액(294억6000만원) 중 89%인 265억5000만원이 증권사에서 발생했다.
 
대형사(자기자본 상위 10개사)에서만 202건이 발생해 1사당 연간 4건 꼴로 사고가 터졌다. 중소형사 역시 227건을 기록했다. 특히 온라인 기반 증권사의 사고 빈도가 가장높았으며 기중 프로그램 오류(188건)와 외부요인(151건), 시스템 장애(127건), 인적 재해(21건) 순으로 원인이 집계됐다.
 
금감원은 △대규모 전산장애 △내부통제 미흡 △온라인·리테일 중심 고위험사 △사고예방·비상대응 취약 △신용정보 보호 부실 △전금법 미적용 회사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선별된 고위험사에 대해서는 경영진 면담, 전사적 IT 통제 강화, 자원 투입 확대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조직·인력 확충과 프로그램 테스트 개선 등 내부 사례를 공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시장 거래 안전성 확보는 투자자 보호의 출발점"이라며 "반복되는 사고를 차단하고 업권의 전반적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