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산책로·공원 품은 아파트 인기 고공행진…"그린 라이프" 몸값 상승 1등 공신

차유민 기자 2025-08-07 17:26:32
건강 트렌드 확산 및 주거 쾌적성 맞물려 수요자 선호도 상승
지웰 엘리움 양주 덕계역 투시도 [사진=㈜신영]

[이코노믹데일리] 자연 친화적 환경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린 라이프’를 추구하는 수요가 늘면서 산책로나 공원, 수변공간 등 정비된 자연 경관을 품은 단지가 청약과 매매 모두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도시 외곽이나 구도심 재정비 지역 등 입지에 관계없이 쾌적한 자연 환경을 갖춘 단지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한강변을 스쳐 지나는 순간처럼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가까이 두고 싶은 삶의 방식이 주거 선택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리서치가 1월 발표한 ‘공원 이용 현황과 시민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공원과 산책로가 주거지 선택 시 중요한 요소라고 응답한 비율은 78%로, 전통적인 요인인 교육 환경(60%)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약시장에서는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전국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오티에르 포레’는 서울숲과 한강을 인접 입지로 둔 단지로, 40가구 모집에 2만7000여명이 몰려 평균 688.13대 1이라는 수치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단지 내외부의 자연 요소를 실질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소비자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걷기와 러닝 문화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참여한 운동은 걷기(41.2%)였으며 달리기도 6.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실내 헬스장보다 단지 인근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외부 환경을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분양 시장뿐 아니라 기존 매매 시장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자연 경관을 품은 단지는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하남시 ‘미사역파라곤’은 미사호수공원 인접 입지에 힘입어 지난 6월 전용 117㎡가 17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단지 전용 102㎡도 15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분양시장에서는 자연 친화적 요소를 강조한 단지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신영은 이달 중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 일대에 ‘지웰 엘리움 양주 덕계역’을 선보인다. 단지는 수변공원, 고장산 등과 인접해 있으며 인근에는 체육공원도 새롭게 조성될 예정이다.
 

GS건설은 이달 중 안양시 만안구에 ‘안양자이 헤리티온’을 공급할 예정이다. 수리산, 안양천 산책로, 명학공원을 끼고 있는 입지로 숲세권의 쾌적함을 자랑한다.
 

현대건설은 9월 부산 동래구 사직동 일대에 ‘힐스테이트 사직아시아드’를 분양한다. 쇠미산, 금정봉, 온천공원 등과 인접해 있어 건강한 여가생활과 자연 속 힐링이 가능한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이전보다 조경과 외부 환경 조성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분양 수요자들이 ‘그린 라이프’를 실질적인 삶의 질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가격대나 면적보다 자연을 품은 단지가 분양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