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79% 내린 6229.98에 거래를 마쳤고, 다우지수는 0.94% 하락한 4만4406.36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도 0.79% 내린 2만2685.57을 기록했고,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은 1.55% 급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시장의 가장 큰 충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관세 서한이었다. 그는 SNS를 통해 한국과 일본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첫 번째 서한을 공개했고, 백악관은 이 같은 통보가 총 14개국에 발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7월 9일 종료 예정이던 관세 유예 조치를 8월 1일까지 연장하기 위한 '포장된 압박'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테슬라는 6% 넘게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가 정계 진출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경영 집중도 저하' 우려가 퍼졌다.
트위터 등에서의 논란이 자산 가치에 직접 영향을 준 과거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작용했다.
국채 시장은 금리 상승(가격 하락)으로 반응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4.383%로 오르며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고, 2년물도 3.897%로 상승했다.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는 '베어 스티프닝' 현상은 무역 리스크와 물가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 인덱스는 97.55까지 오르며 0.4p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 충돌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달러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무역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회담이 몇 주 내 열릴 예정"이라며 "향후 48시간 내에 추가 무역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BRICS 국가들이 ‘탈달러화’ 정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국가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U는 이번 관세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외교 관계자에 따르면 EU는 미국과의 잠정적 무역 합의 협상을 마무리한 상태로, 8월 1일 이후에도 10% 관세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카드가 실제 시행될지 여부는 미지수지만, 시장이 이를 단순 위협으로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파와드 라자크자다(Forex.com)는 "무역 타결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갈등 재발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관세 관련 인플레이션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 지표는 견조하지만, 물가 안정 기조가 흔들릴 경우 정책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연준의 향후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변수"라며 "예상보다 온건했던 4월과 달리 시장은 점차 방어적 자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고객 대상 원유 공급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유가는 상승했다. 지정학적 변수와 맞물려 향후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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