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생활속 병병병] ]실신 전 나타나는 경고 신호…미주신경성 실신 예방법은

안서희 기자 2025-06-19 20:18:19
혈압 급강하와 심박수 저하가 만드는 순간적 의식 소실 약물보다 중요한 생활습관, 실신 예방의 핵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갑작스러운 어지러움과 함께 시야가 흐려지고 정신을 잃는 실신 증상은 누구에게나 큰 두려움을 안겨준다. 특히 여성에서 1.5배 더 많이 발생하는 실신 중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미주신경성 실신’이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특정 자극에 의해 신경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장이 느려지면서 일시적으로 뇌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실신을 유발 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통증 △심한 긴장 △장시간 서있기 △더운 환경 등이 있다.
 
실제로 실신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미주신경성실신으로 진단되며 전체 인구의 약 20~30%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하다.
 
미주신경성실신의 원인은 자율신경계의 일시적인 불균형에 있다. 평소에는 누운자세에서 일어날 때 몸에 골고루 퍼져 있던 혈액 중 약 800ml의 혈액을 자율신경계가 조절해 뇌 혈류를 유지하지만 미주신경성 실신 환자의 경우 심장 내 기계수용체가 오작동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심장 내 기계수용체가 심장에 혈액이 부족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혈액이 과도하게 차 있는 것처럼 신호를 왜곡해 뇌에 전달한다. 이 잘못된 신호는 미주신경을 통해 뇌간으로 전달되며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로인해 심박수는 느려지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게 된다.
 
실신은 갑작스레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사전에 신체가 보내는 경고 신호가 있다. 대표적으로 △어지러움 △식은땀 △속이 울렁거림 △시야흐림 △이명(귀에서 웅웅거리는 소리) 등의 증상이다. 이때 즉시 앉거나 누워 다리를 들어 올리는 자세를 취하면 실신을 피하거나 짧게 끝낼 수 있다.
 
미주신경 실신 진단은 임상증상과 검사를 종합해 이뤄진다. 가장 핵심적인 검사는 기립경사검사다. 환자를 테이블에 눕힌 뒤 60~70도 각도로 세워 혈압과 맥박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필요 시 약물을 투여해 실신을 유도해 보기도 한다. 검사 중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이 느려지며 실신 증상이 재현되면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진단된다. 이 외에도 뇌파검사, 심장 초음파, 24시간 심전도, 혈액검사 등을 통해 다른 원인을 배제해야 한다.
 
미주신경성실신은 약물치료보다는 생활 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무더위나 장시간 서 있는 상황을 피하며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적인 실신이 있다면 베타차단제나 혈압 안정제를 사용할 수도 한다.
 
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주신경성실신은 대체로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의 징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양성 경과를 보이며 적절한 예방과 대처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신이 처음 발생했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다른 심각한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일시적인 의식소실과 함께 경련처럼 보일 수 있어 뇌전증으로 오인되기도 하므로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