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항공, 호텔, 리조트를 아우르는 '관광 플랫폼 기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수 대상의 경영 상황과 산업 환경을 고려하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른 데 이어, 지난 10일 예림당 및 오너일가가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약 250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 28.02%와 합쳐 총 54.7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단숨에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티웨이홀딩스 인수로 지배구조가 변경됐다. 인수 전 지배구조는 '예림당→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에서 '소노인터내셔널(대명소노그룹)→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으로 구조가 바꼈다.
문제는 인수 대상인 티웨이항공의 사업성과다. LCC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티웨이항공 역시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환율 불안, 고유가, 리스료 상승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실적 개선도 지연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으며, 중단거리 위주의 노선 구조로 경쟁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배경에는, 그룹 지배력 재편과 2세 승계를 위한 밑그림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소노인터내셔널의 최대주주는 서준혁 회장의 어머니인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으로 33.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준혁 회장(아들) 28.96%, 서지영(딸) 민기 대표이사와 서경선(딸) 대명건설 대표이사 1.87%를 합치면 친족이 64.07%를 보유 중이다.
박춘희 대명소노그룹회장은 소노인터내셔널 33.2%, 대명소노시즌 1.01%, 대명건설 51,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은 소노인터내셔널 29.0%, 대명소노시즌 2.7%, 대명건설 45.2%, 대명스테이션 16.8%, 오스트로브릿지 30.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서 회장이 지주사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항공사 인수 역시 IPO를 통한 승계 안정화 작업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노선 통합, 항공기 리스비 절감 등 일부 비용 측면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으나, 항공업 자체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단기적 성과는 미지수다. 특히 항공업 진출이 그룹 전반에 걸친 재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상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상속세 절감 효과를 노렸다는 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IPO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경우, 승계 과정에서의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이른바 '승계용 상장'의 전형적인 패턴으로, 실적 기반이 아닌 자산 확대 전략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는 불투명한 시그널이 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지분구조를 활용해 상장 이후에도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곧 상장 이후에도 오너 중심의 경영이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소수주주 보호 및 투명 경영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선 확실한 수익 모델과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교수는 "항공업은 구조적으로 외부 변수에 민감하고 수익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지배구조 목적의 무리한 확장은 오히려 그룹 전체의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을 실질적으로 정상화하고, 그룹 내 시너지를 실현하지 못할 경우 이번 인수는 단순한 '승계 명분 쌓기'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실적 기반의 명확한 로드맵 제시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