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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이준호 '뚝심 투자' 결실 맺다…'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쾌거로

선재관 기자 2025-06-12 06:00:00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美 토니상 6관왕 석권 싹쓸이 비하인드 ​​​​​​​이준호 의장 "문화 콘텐츠 투자 지속, 글로벌 진출 적극 지원할 것"
이준호 NHN 이사회 의장[사진=NHN]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주요 6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NHN은 자회사 NHN링크를 통해 이 작품의 브로드웨이 공연 제작 및 투자를 지원하며 K-콘텐츠의 세계적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NHN은 100% 지분을 보유한 NHN링크를 통해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무대 진출을 도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작품이 개막할 당시 공연제작법인(Maybe Happy Ending Broadway LLC) 지분 12.5%를 26억원에 취득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이와는 별도로 국내 뮤지컬 공연제작사에도 지난해 25억원을 투자하는 등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꾸준히 기여해왔으며 이러한 투자의 결과로 NHN링크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국내 판권도 확보했다. NHN은 2014년 티켓링크(현 NHN링크)를 인수하며 문화공연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이후 공연 제작과 서울 대학로 링크아트센터 및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등 오프라인 공연장 운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문화예술계와의 접점을 늘려왔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현지시간 지난 8일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극본상, 음악상(작사/작곡), 연출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 총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앞서 이 작품은 이번 토니상에서 최다인 10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이미 세계 뮤지컬계의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1947년 시작된 토니상은 미국 대중문화계 4대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힌다. 순수 국내 창작으로 초연된 작품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을 수상한 것은 '어쩌면 해피엔딩'이 처음으로 이번 성과는 K-뮤지컬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NHN이 그룹사 NHN링크를 통해 투자에 참여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제78회 토니 어워즈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사진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무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상식 직후 박천휴 작가는 "저희 작품에 투자하는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텐데 믿고 투자해준 NHN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윌 애런슨 작곡가 역시 우리말로 "감사드려요"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물론 NHN의 문화 사업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2020년대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았을 때 NHN링크 역시 매출 감소와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힘이 된 인물이 이준호 NHN 이사회 의장이다. NHN은 2020년 12월과 2023년 2월 각각 190억원 480억원의 자금을 NHN링크에 수혈했으며 대여금 형식으로 빌려준 돈도 지난해 말 기준 660억원에 이른다.

이준호 NHN 그룹 이사회 의장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한국 뮤지컬계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우리 문화예술계의 큰 업적"이라며 "공연 제작에 참여해준 모든 분들께 진심 어린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이어 "NHN 그룹은 향후 문화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 더 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며 국내 문화예술계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HN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오랜 기간 '티켓링크' 운영을 통해 축적한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잠재력 있는 국내 공연을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작품으로 발전시키도록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한편 NHN의 이번 성과는 국내 IT 기업이 문화 콘텐츠 투자에서도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