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하이닉스,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첫 1위…HBM이 삼성전자 제쳤다

선재관 기자 2025-06-03 16:44:36
"HBM 강자" SK하이닉스 1c D램 상용화에 올인 삼성 아성 깨고 D램 새 역사 썼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정문. [사진=SK하이닉스]

[이코노믹데일리]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점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D램 시장 정상에 처음으로 올라섰다.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최초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업계 매출 규모는 전 분기보다 5.5% 감소한 270억1000만달러(약 37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D램 계약 가격 하락과 HBM 출하량 감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SK하이닉스는 분기 기준 D램 시장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SK하이닉스는 출하량 감소로 전 분기보다 매출이 7.1% 줄어든 9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고부가 제품인 HBM3E 출하량 비중이 증가한 영향으로 선두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시장 점유율은 36%로 작년 4분기 36.6%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삼성전자를 따돌리기에 충분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19.1%나 줄어든 91억달러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점유율 역시 작년 4분기 39.3%에서 올해 1분기 33.7%로 크게 하락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부진에 대해 "HBM을 중국에 직접 판매하지 못하고 제품 재설계 이후 고가의 HBM3E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불과 작년 1분기만 해도 삼성전자 점유율은 43.9%, SK하이닉스는 31.1%로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났으나 1년 만에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앞서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에서도 올해 1분기 기준 SK하이닉스가 36%, 삼성전자가 34%로 나타나 SK하이닉스의 우위를 확인시켜 준 바 있다. 한편 3위는 미국 마이크론으로 1분기에 매출 65억8000만달러를 올리며 점유율 24.3%를 차지했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트렌드포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는 PC 및 스마트폰 업체들이 90일간의 미국 상호관세 유예기간에 맞춰 재고 조정을 완료하고 생산량을 늘려 D램 공급업체의 출하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HBM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D램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HBM 기술력과 공급 능력이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매출 순위 [그래픽=트렌드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