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닝=신화통신) 광시(廣西)좡족자치구 난닝(南寧)시 융장(邕江) 북안의 수이양(水漾) 장터. 밤이 깊어질수록 줄지어 늘어선 수십 개의 특색 노점과 북적이는 인파로 떠들썩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곳에서는 매일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총 8시간에 걸쳐 '황금 소비 벨트'가 형성돼 도시의 경제 리듬을 새롭게 그려내고 있다. 이제 야간 경제는 단순한 먹거리·쇼핑 위주의 야시장 문화를 넘어서 소비 진작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더위가 한풀 꺾인 밤 9시, 상하이에서 출장차 난닝에 온 왕(王) 씨는 일부러 랑시(埌西) 야시장을 찾았다. 그는 "야시장에서 제대로 된 현지 음식을 맛봤다"며 "동료와 함께 뤄쓰펀(螺螄粉·우렁이 쌀국수)도 시도해 봤다"고 말했다.
환한 빛으로 물든 라이빈(來賓)시의 '샹저우(象州) 환상 야경', 눈길을 사로잡는 바이써(百色)시의 좡족 전통 수공예품 등 광시 내 14개 도시는 저마다의 개성을 담은 '야간 라이프'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도시 주민 소비 습관 조사 보고'에 따르면 국내 주민 소비의 약 60%가 야간에 이뤄지고 있다. 앞서 중국관광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도 지난해 중국 야간 관광 소비 총액이 약 1조9천100억 위안(약 374조3천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야간 관광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시뿐만 아니라 올 들어 중국 여러 지역은 야간 소비 업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소비 집적 상업지구의 업그레이드∙개조를 진행하고 지역 여건에 맞춰 인기 관광지, 박물관의 운영 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실례로 장쑤(江蘇)성은 야간 소비 쿠폰 발급을 모색하고 있으며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는 몰입형 테마 거리 장안십이시진(長安十二時辰)을 조성했다.
쑨샤오(孫曉東) 화둥(華東)사범대학 경제관리학원 문화여유과 교수는 야간 경제가 점차 '먹거리, 관광, 쇼핑,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전시, 공연' 등 전방위적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형태의 '야간 경제 2.0'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야간 경제가 야시장에서 시작해 야간 경제 상권, 야간 문화·관광 소비 집적지로 발전하면서 산업화∙전문화∙고품질화의 방향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짚었다.
쑨 교수는 "'대당불야성(大唐不夜城)'과 같은 문화관광 프로젝트가 인기를 끄는 것은 소비자가 단순한 공연 활동에 만족하지 않고 문화적 체험과 상호작용을 더욱 중시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야간 경제가 도시 고유의 인문적 자산에 기반해 지역 여건에 맞는 문화관광 소비 공간을 조성하고 관광객의 몰입형 체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 요소 외에도 조명 기술, 저고도 경제 등 과학기술 요소들이 야간 소비의 새로운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각 지역이 야간 안내 표지 체계, 레저 시설 등 부대시설을 보강하고 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기술을 활용해 야간 경제를 보다 스마트하고 정밀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실제로 광시는 야간 생활 지도 가이드를 마련해 관광객에게 입장권 구매, 관광 코스 계획에서 야간 활동 추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야간 경제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문화·상업·관광의 융합을 촉진해야 하며 경영 주체는 소비자 체험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 더 많은 시범 프로젝트를 조성하는 등 사회 각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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