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B금융지주의 경영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6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1조420억원) 대비 6573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따른 기저효과와 비은행 부문의 이익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KB금융 관계자는 "ELS 관련 충당부채 전입 부담이 사라졌고,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이 42%까지 늘며 그룹 전반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은 전체 실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했다. KB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313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고, KB라이프는 870억원, KB국민카드는 845억원으로 각각 7.7% 감소, 39.3% 감소했지만 영업비용 절감으로 손실폭을 일부 만회했다.
다만 KB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익 부진으로 전년 대비 9.1% 감소한 179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나, 전분기보다는 1410억원 증가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1분기 1조2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369억원 증가한 수치로, 기저효과 외에도 유가증권 운용 수익 회복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연체율(0.35%)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0.40%)은 각각 전분기 대비 0.06%p, 0.08%p 상승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재무 건전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4%로 전년 대비 4.9%p 개선됐으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5.3%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BIS비율은 각각 13.67%, 16.57%를 기록하며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했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주당 912원의 현금배당과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의결했다. 배당 성향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강한 신호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오는 25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신한의 1분기 순익을 1조4711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수치지만, KB금융과의 격차는 200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으나,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에서는 KB에 밀리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KB금융의 연간 순이익은 5조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한 반면, 신한금융은 4조6255억원으로 3.29%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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