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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 호황에도 '오너 리스크' 발목...호반그룹 지분 매입에 경영권 불확실성↑

김인규 수습기자 2025-03-19 18:38:16
美 데이터센터 수주로 역대급 실적… LS전선·LS일렉트릭 성장세 지속 구자은 회장의 '중복상장' 발언 논란… 주주가치 훼손 비판 거세 호반그룹, LS 지분 3% 확보… 경영권 분쟁 신호탄?
지난 5일 구자은 LS 회장이 인터배터리에서 중복상장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이후 떨어진 LS그룹 주가 추이. [사진=아주경제 DB]
[이코노믹데일리] 늘어나는 전력수요와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 수주로 LS그룹이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너리스크와 경영권 분쟁 등이 주요 변수로 지목되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구자은 LS 회장은 일반주주의 권익을 훼손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으며 최근 호반그룹이 LS의 지분 3%를 매입하면서 추후 경영권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전자정보공시(다트)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지난 17일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에 전력 및 배전 시스템을 공급하는 1625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기 수주받은 금액 약 900억원을 합치면 총 25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 내역은 매출액 대비 3.8%에 해당하며 계약 기간은 오는 10월까지다. 

LS그룹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관세 여파에도 LS전선, LS일렉트릭, LS MnM 등 전력 관련 자회사를 필두로 긍정적인 업황을 이어가고 있다. LS일렉트릭 뿐 아니라 LS전선도 해저 케이블·고압직류송전(HVDC) 관련 사업 수주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S그룹의 매출액 중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분의 2를 넘는다.

하지만 LS그룹의 문제는 실무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구시대적인 경영 마인드를 가진 경영자가 부적절한 발언과 사법 리스크를 자초하며 그룹 전체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인터배터리에서 "예전에는 중복상장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중복상장이 문제라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는 발언을 했다. LS그룹은 현재 에식스솔루션즈, KOC전기, LS이링크, SEABL, LS MnM 등 여러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와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상장 자체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지만 수익성이 좋은 알짜 사업부를 분할하거나 비상장 연결 자회사를 무분별하게 상장하는 중복상장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대표적인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발언 이후 LS그룹의 주가는 약 10% 곤두박질쳤다. 또한 LS그룹 총수 일가의 '계열사 LS글로벌에 대한 부당 지원 의혹'에 따른 형사 재판도 진행중인 상황이다. 

최근에는 호반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LS전선과 특허 소송 분쟁을 진행중인 대한전선의 모회사 호반그룹이 LS지분의 3%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호반그룹은 경영권 분쟁 의도가 아니라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동향을 유의깊게 주시하고 있다. 한 주주가 지분 3%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 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할 수 있으며 감사 선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사 선임 시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3%로 제한돼 호반그룹은 LS그룹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추후 경영권 분쟁을 위해 양측이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여야 하는 수요가 발생하면 시가총액도 비정상적으로 출렁일 수 있다. 실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례를 보면 분쟁 직전 1주당 55만원대였던 고려아연 주가는 한때 4배 수준인 2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 기업거버넌스 전문가는 구 회장의 발언을 두고 "상장으로 자본을 조달하고나면 일반주주의 권익에는 관심이 없는 일부 국내 기업 수장들의 구시대적 사고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사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