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28만2047건의 새로운 암이 발생했으며 그가운데 간암은 남녀를 합쳐서 1만4913건으로 국내에서 7위를 차지했다.
최근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기존 치료 기준이었던 간수치나 간경화 여부와 관계없이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따라 조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간암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9년 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한국과 대만의 22개 병원에서 간경화가 없고 간수치(ALT,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수치)가 정상이나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등도 이상인 만성 B형간염 환자 73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는 항바이러스 치료군(369명)과 관찰군(365명)으로 나뉘었으며 치료군은 B형간염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를 하루 1회 복용했다.
이후 약 17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군은 △간암 △간부전 △간이식 △사망 등 발생 위험이 관찰군보다 79% 낮았고 간암만 발생한 반면 관찰군에서는 간부전과 사망도 확인됐다. 또한 치료에 따른 부작용 발생률은 치료군 6%, 관찰군 7%로 두 그룹 간 유사해 조기 치료의 안전함을 시사했다.
임 교수팀은 앞서 선행 연구에서도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6 log 10 IU/mL 근처일 때 간암 위험이 가장 높으며 장기간 치료 시에도 간암 위험도가 절반으로 낮아질 뿐 여전히 가장 높은 위험도를 유지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은 국내 중년층 암 사망률 1위이며 매년 1만2000여명의 간암 환자가 발생하고 약 8000여명이 간암으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암 원인의 약 70%는 만성 B형간염인데 치료제가 개발돼 있음에도 치료기준이 엄격해 B형간염 환자 5명 중 1명만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만성 B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과 건강보험 기준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등도 이상인 환자는 간 수치와 관계없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도록 현행 치료지침을 조정하는 데에도 강력한 근거를 제시했다.
이렇게 조기 치료를 적용할 시 향후 15년간 국내에서 약 4만3000명의 간암 발생과 3만7000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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