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조선·해운사 손잡고 '선박용 3D프린팅 시스템' 실증…"최신 기술 개발에 적극"

박연수 기자 2025-03-17 15:35:52
운항 선박 내 금속 3D프린팅 기술개발 현장 시연 미래 조선업 확대 적용 기대
실제 선박에 설치된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 [사진=HD현대]
[이코노믹데일리] 조선·해운 업계가 '선박용 3D프린팅 시스템' 실증을 본격화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운항 선박 내 긴급 유지·보수·정비(MRO)를 위한 3D프린팅 신기술 개발·실증을 마치면서 국적 해운사 HMM에게 바톤터치했다. 이에 HMM은 이 기술을 탑재한 실제 선박을 운항하며 성능을 평가할 계획이다. 

선박용 3D프린팅 시스템은 선박 운항 중 필요 부품에 대해 3D프린팅을 활용, 자체 제작하는 기술이다. 선박의 다양한 운항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으며 볼트, 너트부터 플렌지(연결 파이프)까지 350여 종의 다양한 중소 부품을 즉시 생산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위해 지난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울산광역시 및 산하 기관들, 씨에스캠,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HMM, 한국선급(KR)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 과제에 착수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실증을 통해 실제 선상에서 3D프린팅 장비를 운용하는 것과 함께 선박 운동 및 진동 저감 장치에 대한 기술도 함께 검증했다. 물 위를 항해하는 선박은 연속적으로 움직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3D프린터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운동 및 진동을 저감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3D프린팅 기술에 대한 상업화를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다양한 부품에 대한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항구와 선박 간 네트워킹을 구성해 필요한 부품을 원격으로 주문, 인근 항구에서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HD한국조선해양과 조선용 탄소강 분말소재 개발 등 소재의 다변화를 위한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3D프린팅이 가능한 부품의 폭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격 절감 등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조선산업에서의 3D프린팅 기술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선박 MRO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의 기술을 활용해 HMM은 이번 실증을 9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린호'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HMM은 실제 운항 환경에서 시스템의 원활한 작동, 선박 부품 조달 가능 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한다.

특히 기존 선박용 3D 프린팅은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 데 반해 이번 시스템은 금속분말을 사용해 스테인레스 소재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어 충분한 내구성을 확보했다.

HMM 관계자는 "최신기술의 다양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