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심문에는 뉴진스 멤버 5인이 예고 없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멤버들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어도어 측에서는 김주영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성공 뒤에는 모회사 하이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어도어 측 법률대리인은 "스타일리스트, 음악, 영상 담당, 안무가, 매니저 등 50여 명의 인력이 뉴진스만을 위해 헌신했으며 하이브로부터 210억원이라는 막대한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의 위상과 무형적 자원을 활용해 '방탄소년단 여동생 그룹'으로 홍보 효과를 누렸고 데뷔곡 '어텐션' 역시 하이브 공식 채널에서 최초 공개됐다"고 덧붙였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해 "하이브가 멤버들을 싫어하고 차별한다는 추측성 이유에 불과하며 계약 해지를 주장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어도어는 전속계약의 핵심 의무인 연예 활동 기회 제공과 수익 정산을 충실히 이행했으며 멤버들에게 1인당 50억 원의 정산금도 지급했다"고 강조하며 계약 만료일인 2029년 7월 31일까지 전속계약 유효함을 주장했다.
◆ 뉴진스, "하이브 차별·견제 방관… 신뢰 파탄"
반면 뉴진스 측은 하이브의 차별과 견제 그리고 어도어의 소극적인 대처로 인해 ‘신뢰 파탄’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뉴진스 측 법률대리인은 "하이브의 언론 플레이, '뉴진스 버리고 새판 짜기' 발언, 아일릿 표절 논란, 돌고래 유괴단 협업 논란 등 일련의 사건들이 하이브의 차별과 견제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특히 뉴진스 측은 하이브가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 데뷔 약속을 어기고 쏘스뮤직 르세라핌을 먼저 데뷔시킨 점, 멤버 혜인이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브랜드에 르세라핌을 앰배서더로 요청한 점 등을 언급하며 하이브의 노골적인 차별 대우를 주장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법정에서 직접 하이브의 부당한 대우와 어도어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했다. 강해린은 "하이브의 견제와 차별에도 어도어가 무력하게 방관하는 모습에 믿음이 무너졌다"고 호소했으며 다니엘은 "민희진 대표님이 공격받는 상황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다"고 울먹였다.
이해인은 "하이브 사람으로 채워진 어도어는 더 이상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고 토로했고 팜하니는 "거짓 주장으로 활동을 방해하면서 겉으로만 함께 하고 싶다는 어도어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지는 "무차별적인 공격 속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겪었다"며 하이브의 지속적인 괴롭힘과 차별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양측의 추가 증거나 자료를 제출받은 뒤 오는 14일 심문을 종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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