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현장] 홈플러스 노조 "김병주 MBK 회장 사재 털어야…구조조정·자산매각 결사 반대"

김아령 기자 2025-03-06 15:26:30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와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20여명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MBK 사무실 앞에서 홈플러스 죽이는 자산매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아령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를 기업회생 절차까지 이끈 MBK가 이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며 “노동자와 협력단체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구조조정·자산매각은 결사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와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20여명은 이날 서울 중구 광화문 MBK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홈플러스 회생은 MBK가 책임져라!’는 구호를 내건 노조원들은 “홈플러스에 2만명의 직영직원과 협력업체를 포함한 10만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며 회생 과정의 구조조정을 결사 반대한다”고 외쳤다.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홈플러스 상품권이 휴지 조각이 됐고 홈플러스에 납품하던 업체가 납품을 중단하고 있다”며 “기업 사냥꾼 사모펀드 MBK에 의해 홈플러스가 산산조각이 날 위기에 처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금융 이슈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는 이유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부터 정상적이지 않다”며 “MBK는 기업 경쟁력보다는 자본회수를 위해 자산을 매각 처분하며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점포마저 팔아치웠다”고 꼬집었다.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MBK 사무실 앞에서 홈플러스 죽이는 자산매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아령 기자」
 강 위원장은 “MBK는 홈플러스를 죽이는 그 어떤 구조조정의 시도도 해선 안 된다”며 “김병주 MBK 회장은 양심이 있으면 개인 자산을 출원해서라도 책임을 다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도 “MBK가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지금까지 약탈해간 수익을 재투자해 홈플러스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MBK는 기업회생을 통해 부채 부담을 줄여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결국 매각차익을 벌어드리려 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회생을 신청한 기업은 오너가 사재를 털어 넣어서라도 소생시키려 하는데, 김병주 MBK 회장은 그럴 생각도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MBK는 채권단과 협상 과정에서 부채 일부를 탕감시키거나 상환 일정을 조정하려 들 것”이라며 “인력 감축, 임대료 조정, 점포폐점 등 악랄한 구조조정을 시도해 기업가치를 올린 뒤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MBK는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지금까지 약탈해간 수익을 재투자해 홈플러스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노동자민중이 새로 만들 민주공화국에서 첫 번째 퇴출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MBK 사무실 앞에서 홈플러스 죽이는 자산매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김아령 기자」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역시 MBK가 악질 투기자본의 먹튀 본색을 여실히 드러낸 행태라며 지탄했다.
 
안 위원장은 “홈플러스는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10만명의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업주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삶의 터전”이라며 “‘홈플러스가 힘들다면 함께 견뎌야 한다’고 생각해 버텨왔으나 우리의 헌신은 배신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일 MBK 대표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나 단 하나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직원과 협력업체는 ‘제2의 위메프 사태’가 우려돼 홈플러스가 회생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치권도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MBK는 예상했던 대로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이익을 위해 알짜 점포를 매각하고 노동자에게 희생을 떠넘겼다”며 “오늘 상황을 예상했음에도, 노동조합이 수없이 경고했음에도 막지못한 국회와 정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MBK가 어떤 희생도 감수하지 않고 엑시트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수많은 대책들을 정부와 국회가 적극 검토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조속한 조치가 있도록 진보당이 약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철한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대책에 대해 MBK 책임자와 면담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고 있다”며 “마트노조와 기자회견 이후 MBK에 대한 항의 방문을 진행하며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과 투쟁을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