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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티빙…돌아오는 KBOㆍ웨이브 합병 가속화로 반전 노린다

이지환 수습기자 2025-02-26 15:54:32
티빙 1월 MAU 626만명…넷플릭스·쿠팡플레이 이어 3위 '보증 수표' KBO리그 3월 개막…전년보다 개선된 서비스 기대 웨이브 약관에 티빙 추가…합병 속도 가속화
티빙은 독점 중계 중인 KBO리그 개막을 통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사진=CJ ENM]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넷플릭스에 이은 OTT 2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리그 개막 특수와 웨이브 제휴를 통한 재도약을 노린다.

26일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주요 OTT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달 티빙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626만여명으로 760만여명을 기록한 쿠팡플레이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2월에는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그룹'이 4주 연속 유료가입기여자 수 1위를 달성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MAU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티빙은 다음 달부터 △KBO리그 개막 △웨이브와의 제휴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티빙은 지난해 3월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해 오는 2026년까지 KBO리그 전 경기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 스트리밍 등을 독점했다. 이 효과로 약 500만명에 그쳤던 MAU를 지난해 10월 809만여명까지 끌어올렸다.

KBO가 비시즌에 접어들면서 MAU가 11월 730만여명, 12월 725만여명으로 하락세를 겪긴 했으나 낙폭이 시장의 우려만큼 크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센서타워에 따르면 티빙의 4분기 평균 MAU는 640만여명으로 전분기 대비 6%가량 감소했는데 KBO리그 종료로 인한 트래픽 감소분이 양호했으며 구독자 이탈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티빙은 오는 3월 2025 KBO리그가 개막하면 다시 상승세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독점 중계 2년차인 만큼 시스템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가입자 수와 매출이 전년보다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각 사]

최근 웨이브가 '개인정보 처리방침' 약관 개정을 통해 개인정보 제3자 제공에 티빙을 추가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웨이브는 지난 25일부터 적용된 약관에 '티빙·웨이브 제휴 상품 서비스 가입 및 제공'의 내용을 담았다.

그동안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였으나 올해 들어 속도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지난달에는 티빙의 모기업 CJ ENM이 이양기 전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웨이브 측에 CFO로 파견했다. 

티빙은 합병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12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사가 합치면 국내 최고의 예능·드라마 콘텐츠를 보유한 법인이 탄생하는 것"이라며 "가입자 규모화에 따른 콘텐츠 투자 여력 증가로 선순환 구조가 생길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티빙과 웨이브의 MAU는 각각 733만여명, 429만여명으로 양사를 합할 시 약 1163만명까지 늘어난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MAU 약 1371만명을 기록했다. 

또한 최 대표는 "두 플랫폼의 가입자 오버랩(중복)이 30%대로 적은 편"이라며 "합병을 통한 규모경제 달성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오는 2027년까지 가입자 1500만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경달 더코어 대표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보고서에서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더라도 그간의 콘텐츠 전략을 바꾸면서 경쟁력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는 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