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트럼프 車관세 여파… 국내 배터리 업계, 생존 전략 절실

김인규 수습기자 2025-02-21 16:32:31
미국 시장 공략·제품 다변화 필수… 관세 피해 기업 간 희비 갈릴 듯 SK온·삼성SDI, 관세 리스크 직격탄 예상 LG엔솔, 테슬라 공급 비중 높아 상대적 타격 적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로 차량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대응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챗 GPT]
[이코노믹데일리]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서 완성차 업계에 영향을 받는 이차전지 업계도 함께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게 해외 진출, 제품군 확대 등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 초빙교수는 "기존에는 미국에 완제품을 수출했지만 미국 시장의 가능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고려하면 현지에서 중간재까지 직접 수급하는 방식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3사는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며 미국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LG엔솔은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 공장 ESS 설비 투자를 위해 2조319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진행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4일 한국기업평가(KR)가 발간한 '주요 이차전지업체 2024년 4분기 잠정실적 발표'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을 나타내는 전기차 침투율도 2019년 1.8%(32만대)에서 2023년 9.2%(149만대), 2024년 9.5%(156만대)로 높아지는 추세다. 

또한 미국은 완성차 위탁생산(OEM) 분야에서 한·중·일 3국에 배터리 기술을 의존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합작공장(JV) 생산 물량이 미국 전체 배터리 생산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손실이 확대되고 있는 이차전지 업체가 트럼프 관세 부과에 대응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 진출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관세가 부과되면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납품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의 미국 수출입 현황에 따라서도 손실 규모에 차등이 있을 것으로 보여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미국 내 수입 전기차 기업에 납품 비중이 높은 SK온(현대기아, Ford)과 삼성SDI(BMW)는 관세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테슬라에 납품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타 제조사 대비 그 영향이 작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 초빙교수는 "일본의 파나소닉이 테슬라 납품 및 에너지저장장치(ESS)확대로 최근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처럼 해외 시장 진출 및 ESS 확대 등 전략적 선택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