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트럼프 '관세 폭탄'에 비트코인 9만7000 달러대 추락...가상화폐 시장 '패닉'

선재관 기자 2025-02-03 09:47:29
미 금리 인하 불확실성 증폭...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산 "관세 전쟁, 인플레·부채 위기 심화"...기요사키, 금·은·비트코인 동반 하락 경고
지난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발 관세 전쟁의 포화가 가상화폐 시장을 강타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아래로 급락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0% 하락한 9만7759 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 역시 9.9% 급락하며 3000 달러 선을 내주고 2979달러를 기록했다. 리플(15.0%↓), 솔라나(12.1%↓), 도지코인(16.4%↓) 등 주요 가상화폐 역시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전날 10만 달러 초반대를 간신히 유지하다가 오후 10시경부터 가파르게 하락하며 10만 달러 선을 내줬다. 이후에도 낙폭을 키우며 지난달 31일 오전 10만5000 달러대를 기록한 이후 사흘 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가상화폐 시장의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의거,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를 명시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일부터 캐나다산 물품에는 25%(석유와 천연가스는 10%),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적용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즉각 1억550 캐나다 달러(약 155조60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았고 멕시코 역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대응에 나섰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미국의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 정책과 함께 재개된 무역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가중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의 약세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에 위험자산 회피 신호를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투자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관세가 시작된다"며 "금, 은, 비트코인이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진짜 문제는 부채"라며 "이것(관세 전쟁)은 상황을 더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요사키는 이러한 상황을 해당 자산들의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상화폐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추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