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SK텔레콤은 0.18%(100원) 하락한 5만4800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1조 7705억원으로 집계, KT가 약 700억원 차이로 앞서게 되었다. 이로써 코스피 시장 시총 순위는 KT가 37위, SK텔레콤이 38위로 변동되었다. KT가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KT의 시가총액 역전은 단순한 수치 변화를 넘어 통신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과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지난해 11월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예고한 바 있다. 또한 작년 10월에는 MS와 5년간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 AI, 클라우드, IT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 및 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AI Transformation) 전문 기업 설립 등을 추진 중이며 5년간 약 2조 4000억원을 투자하여 약 4조 6000억원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MS와 상호 협력을 통한 시장 공략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KT의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이익 체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서울 광진구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 일회성 분양 이익도 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11월 KT가 공시한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언급하며 “중장기 성장성을 강화하고 비핵심 투자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4년간 누적 1조원 규모로 진행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KT는 올해 괄목할 만한 이익이 기대된다”며 “유무선 사업부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KT클라우드는 MS와의 파트너십이 본격화되는 올해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KT를 통신주 최선호주로 꼽았다.
이처럼 MS와의 협력은 KT의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AI, 클라우드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은 증권가의 목표 주가 상향 조정으로 이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5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메리츠증권은 5만2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노무라증권은 4만9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각각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KT 관계자는 "AICT 기업으로 성장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 환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T는 단순한 통신 사업자를 넘어 AI와 ICT 기술을 융합하는 AICT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하고 있으며 이번 시가총액 역전은 이러한 변화와 노력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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