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반도체 양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기술력 과시'보단 '문턱 낮추기'에 중점

유환 기자 2024-10-24 07:18:51
난해한 기술 설명 지양 다양한 체험 이벤트 마련 이색 게임과 강연도 진행
삼성전자가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4회 반도체대전에 미디어월을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미디어월엔 "반도체 50년, 새로운 도전"이란 문구가 써있다. [사진=유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사의 기술력 과시보단 대중과 반도체 기술 사이의 문턱을 낮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펼쳐지는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제24회 반도체대전에서 얘기다.

삼성전자는 코엑스 C관에서 가장 큰 부스를 차리고 자사의 메모리와 파운드리 기술 등을 전시했다. 다만 부스의 구성을 살펴보면 제품을 전시한 영역보다 관람객의 체험을 위해 마련한 영역이 더 넓었다.

특히 삼성전자 부스 중앙에 배치된 미디어월(벽면 디스플레이)과 '마이크로 미라클스'가 눈에 띄었다. 마이크로 미라클스는 머리카락 두께(0.05㎜~0.12㎜)보다 얇은 조각품을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구역이다. 미디어월에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50주년을 기념하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반도체대전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마이크로 미라클스를 살펴보고 있다. 마이크로 미라클스는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은 조각품을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구역이다. [사진=유환 기자]
또 현장 체험을 통해 근거리 무선 통신(NFC)으로 스탬프를 모으면 이벤트 응모권과 키링을 제공하는 'NFC 스탬프 투어'를 진행하는가 하면, 최신형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를 구매하면 키링에 원하는 문자를 새겨주는 이벤트도 이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람객분들이 반도체에 대해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도록, 기술적 설명보다 열린 체험 공간을 지향하며 부스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 부스를 마련했다. SK하이닉스의 부스는 D 관에서 가장 컸다.[사진=유환 기자]

SK하이닉스의 부스도 다르지 않았다. 벽면에 차세대 메모리 확장 방식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전시돼 있었으며, 관람객을 위한 게임·이벤트 구역이 우측에 크게 자리 잡았다.

HBM은 인공지능(AI) 시장이 성장하며 각광 받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다. 기존 메모리에 비해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처리할 수 있다. 부스에선 이런 HBM의 특성을 고려한 전시물이 이해를 도왔다. 전시물은 수많은 쌀알로 가득 차 있어 세계 최초의 D램과 최신형 HBM의 성능 차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관람객은 '비틀 X31을 잡아라' 게임을 통해 실제 비틀 X31을 제공하는 경품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비틀 X31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출시한 차세대 외장형 SSD다.
반도체대전에 참여한 관람객이 SK하이닉스의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유환 기자]

바로 옆 '최고의 핀볼러'에선 순위 성적에 따라 무선 고속 충전기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두 게임을 모두 마친 관람객을 대상으론 SK하이닉스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행복모아에서 만든 '행복만빵'을 나눠줬다.

SK하이닉스 부스에서 빵을 들고 나오던 조모씨(28·서울 관악구)는 "SK하이닉스가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어떤 제품을 만드는지 게임으로 체험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며 "단순히 게임에 그치지 않고 설명까지 잘 돼 있던 점에서 부스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스 전시로만 관람객을 끌어모으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사내 실무자들이 정보통신(IT) 기술을 직접 설명하는 라이브톡으로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행사 첫날엔 심보일 삼성전자 프로젝트리더(PL)와 김인영 삼성전자 PL이 각각 AI, 개인용 저장장치에 대해 발표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심보일 프로젝트리더(PL)가 라이브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환 기자]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나오던 대학생 양모씨(23·경기 부천시)는 "라이브톡을 통해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정보를 알 수 있었다"며 "현직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줘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