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조725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4422억원) 대비 6.84%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6조616억원에서 6조4691억원으로 6.72%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 1조5033억원, 영업이익 2조536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0%, 5.1%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순이익 1조3840억원(+13.6%)과 영업이익 1조8691억원(+9.7%)으로 집계됐고, 하나금융은 순이익 1조380억원(+7.7%)과 영업이익 1조3808억원(+16.4%)으로 나타나 3분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우리금융은 순이익 8633억원(-6.0%)과 영업이익 1조1656억원(-4.3%)으로 집계돼 4대 지주사들 중 유일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들 지주사는 각 계열사 시중은행의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을 1분기에 반영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 과열에 따른 가계대출 급증으로 손실을 상쇄하고 역대급 실적을 내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은행권은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실제 지난 7~8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한 달 새 22번이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린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는 되레 대출 수요를 자극했다. 기존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이달로 연기하면서 주담대 막바지 수요가 몰린 것이다. 실제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9조6259억원, 주담대는 8조9115억원 늘며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초 기준금리 인하 전망으로 은행권의 이자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3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 여기에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은행들이 대출 자산을 더 늘리기도 어려운 분위기였다.
그러나 금융당국 규제로 인해 대출 금리가 줄줄이 올랐음에도 대출 수요가 쏠리면서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크게 증가하게 됐다. 이점이 3분기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은 내려가고 대출 금리만 올라가면서 은행의 예대마진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익자산은 늘어나는 반면 자금조달 부담은 줄어 은행들의 순이자이익(NIM)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의 자산 운용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차감해 운용 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금융사의 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4대 금융이 올해 연결 순익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면서 NIM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대출 증가율이 커지며 이자 이익증가율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일회성 비용 발생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경상이익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연결 순익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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