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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IP 고갈된 게임업계, 매출 '3대장' 힘 싣는 넥슨

성상영 기자 2024-09-26 05:03:00
넥슨 3대 먹거리 '메이플·던파·FC' 흥행 입증된 IP 토대로 영역 확장 완전한 신작보다 '잘 키운 IP'가 효자
넥슨이 내년 출시 예정인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 웹 포스터 [사진=넥슨]
[이코노믹데일리] 넥슨이 3대 핵심 먹거리인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FC온라인(메이플·던파·FC)을 전면에 내세워 영토 확장에 나선다. 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이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출시된 지 20년 안팎인 장수 게임의 IP를 활용해 발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산업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넥슨은 이들 3개 게임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매출 2조원대에 안착했다. 특히 지난 2분기 실적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25일 글로벌 연결 실적을 총괄하는 넥슨 일본법인에 따르면 넥슨은 2분기 매출 1225억엔(당시 환율 기준 1조762억원), 영업이익 452억엔(3974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급증했는데 3대 IP의 매출이 57% 늘었다. 3대 IP가 넥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넥슨이 출시를 준비 중인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만 해도 던전앤파이터(2005년 출시) IP가 기반으로 한다. 원작에서 등장한 캐릭터인 '카잔'을 주인공으로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에서 현재보다 800여년 전 시점을 배경으로 삼았다. 또 다른 출시 예정작인 '프로젝트 오버킬'과 '프로젝트 DW'도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바탕에 뒀다.

지난 2003년 출시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는 '메이플스토리 M'과 '메이플월드'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M은 2016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으로 기존 PC판과 계정을 연동해 게임 내 재화인 마일리지와 '유니온' 시스템 등 일부 요소를 공유하면서도 모바일 환경 특유의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메이플월드는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초창기 학창시절을 보낸 현재의 30·40세대를 겨냥해 흥행에 성공했다. 2012년 '빅뱅' 업데이트 이전 초창기 메이플스토리를 구현하면서 이용자들이 게임의 여러 요소를 직접 만들 수 있게 했다. 쉽게 말해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에 두고 이용자가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는 변형 게임 플랫폼이다.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EA) '피파(FIFA)' 시리즈의 온라인판인 FC온라인(옛 피파온라인)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네오위즈에서 2006년 처음 내놓은 피파온라인은 2018년 출시된 네 번째 작 피파온라인 4를 넥슨이 배급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FC온라인 역시 모바일 버전이 2020년에 출시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이 기존 IP를 토대로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택한 이유로는 게임 업계에서 완전한 신규 IP를 개발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꼽힌다.

이는 최근 게임사들이 IP 침해와 관련해 소송을 벌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기존 게임의 콘셉트, 세계관, 그래픽 등 요소를 경쟁사에서 베꼈다는 게 분쟁의 핵심이다. 게임의 장르나 이야깃거리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표절 시비는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넥슨을 포함해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다수 회사가 IP 침해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흥행에 성공한 IP가 갖는 대중적 인지도와 게임 개발의 효율성도 넥슨이 3대 IP 확장 전략을 추진하는 요인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새 게임을 개발하기까지 보통 2년 안팎이 걸리는데 기초적인 세계관 설정부터 캐릭터까지 완전히 새로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경쟁력이 입증된 기존 IP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