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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테라폼랩스 파산 승인… "청산 후 최소 2000억원 지급 가능"

선재관 기자 2024-09-20 08:16:43
가상화폐 손실 보상, 총액 추정 불가
권도형 씨가 작년 3월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경찰청에서 조사받은 뒤 무장 경찰대에 이끌려 경찰청 밖으로 나오고 있다.[사진=포드고리차 EPA 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법원이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파산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테라폼랩스는 청산 절차에 돌입하며 투자자들에게 최소 2000억원 이상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법원 판사 브렌던 섀넌은 테라폼랩스의 파산 계획을 승인했다. 섀넌 판사는 이번 결정을 "추가 소송에 대응할 수 있는 환영할 만한 대안"이라며 평가했다. 테라폼랩스는 파산 청산 과정에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최소 1억8450만 달러에서 최대 4억4220만 달러(약 2455억∼5886억원)를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테라폼랩스는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민사 소송에서 약 5조9496억원 규모의 환수금 및 벌금을 납부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SEC는 테라폼랩스가 가상화폐 손실 보상 청구를 우선 해결한 뒤 벌금 납부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파산 청산금을 SEC가 징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테라폼랩스는 보상 대상인 가상화폐 손실의 총액을 정확하게 추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산 과정에서 지급 가능한 금액은 예측 범위 내에서 변동할 수 있다. 이번 파산 청산 절차는 투자자들이 입은 막대한 손실을 일부라도 보상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SEC는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2021년 11월 테라의 안정성에 대한 허위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들에게 400억 달러(약 53조24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혔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배심원단은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의 책임을 인정하는 평결을 내렸다. 이후 SEC와의 합의를 통해 손해배상액을 결정하는 2단계 재판이 열리기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었다.

권도형 대표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난 뒤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현재까지 몬테네그로에서 구금 상태에 있으며 미국과 한국 모두 그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그의 신병이 어느 국가로 인도될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 뉴욕 검찰은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자마자 증권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8개의 혐의로 형사 기소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에서도 기소된 상황이어서 권 대표의 신병 처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