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SAF 확산 전략'을 공동 발표했다. SAF는 바이오매스(유기물)를 기반으로 만든 항공유를 말한다.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정부가 이런 SAF 활성화를 위해 꺼내든 3대 전략은 '단계적 수요 확대', '안정적 공급 확보', 'SAF 친화적 제도 구축' 등 3가지다. 특히 정유사들에 대해선 안정적 공급 확보를 위해 SAF 전용 설비 구축을 주문했다.
동시에 SAF 설비 투자 유인책으로 '임시 투자 세액 공제(임시공제)'를 통해 설비 투자액의 6~16%까지 법인세를 환급해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SAF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에 폐식용유와 동물성 유지 등 음식물 폐기물을 추가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유업계에선 정부 지원책을 두고 대규모 설비 투자로 화답하기엔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임시공제의 경우 매년 일몰 기간이 도래해 당해년도만 적용 받을 수 있는 만큼,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정제 설비 투자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령 내년부터 정유사에서 3년간 1조2000억원을 들여 SAF 전용 설비 구축한다면 첫해에 투입되는 4000억원에 대해서만 640억원(16%) 규모의 법인세 공제 혜택을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후 2, 3년 차엔 공제 혜택이 최저치인 240억원(6%)으로 급감할 수 있다. 매년 바뀌는 정부 정책에 약 800억원이 오가는 셈이다.
때문에 정유업계에선 SAF를 현행 '신성장원천기술 사업'에서 국가전략기술 사업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한 산업의 경우 설비 투자에 대해서 최대 15%의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책 일몰 기간도 2027년까지로 임시공제에 비해 긴 편이다.
일단 정유업계는 SAF 전용 설비 구축 전까진 기존 정제를 일부 개조해 SAF를 정제하는 '공동처리(코프로세싱)' 방식을 활용할 전망이다. 코프로세싱을 활용하면 최대 SAF 5% 함량의 항공유를 제조할 수 있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이 채택한 방식이며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도 설비 개조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향후 SAF 전망에 대해서 "정부에서 SAF 활성화를 위해 전략을 마련했다는 점에선 고무적이지만, 설비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기 위해선 국가전략기술 지정 등 구체적인 인센티브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