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이 쏘아올린 큰 공"…구글·애플, AI폰 '부랴부랴'

고은서 기자 2024-08-19 17:44:11
구글·애플, 하반기 잇따라 'AI폰' 내놔 "삼성이 선두주자"…OS로 '철통방어'
구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메이드 바이 구글 2024' 행사를 열고 AI 기능인 '제미나이'를 적용한 픽셀9, 픽셀9 프로, 픽셀9 프로 XL, 픽셀9 프로 폴드 등을 발표했다.[사진=AP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구글과 애플이 하반기에 각각 '인공지능(AI) 비서' 제미나이와 시리를 앞세워 AI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다. 올 초 갤럭시 S24 시리즈로 'AI폰 시대'의 시작을 알린 삼성전자에 맞서 시장 탈환에 나서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 지원을 늘리며 철통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구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 2024'를 열고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 픽셀 9시리즈를 선보였다. 여기에 탑재된 자사 AI 모델 '제미나이'의 새 기능 제미나이 라이브도 함께 공개했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이용자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AI 음성비서다.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데, 기존의 구글 어시스턴트와 달리 매 질문마다 버튼을 눌러서 질문할 필요가 없다. 핸즈프리 기능도 지원해 휴대폰이 잠겨 있는 상태에서도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구글은 통상 새로운 스마트폰을 10월에 공개해 왔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두 달 앞당겼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애플을 의식해 애플·오픈AI 연합인 '모바일 AI 비서'를 선보이기 전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애플도 최초의 AI폰인 아이폰16 시리즈를 다음달 공개한다. 아이폰 시리즈에는 음성 비서 '시리'를 업그레이드한 AI 비서도 선보인다. 앞서 애플은 지난 6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자체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세운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AI 스마트폰 선두 주자는 단연 삼성전자"라며 "이미 구글이나 애플은 삼성보다 최소 8개월 이상 출시가 늦었기 때문에 AI 기술력으로 소비자 관심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도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늘어난 데에는 AI 스마트폰의 영향이 크다"며 "삼성전자는 AI 스마트폰인 S24 시리즈를 앞세워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OS 업데이트로 구글·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와 Z플립·폴드6 시리즈 이외에 갤럭시 S22·23, 갤럭시 Z시리즈 4·5 등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조만간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A시리즈에도 AI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AI 비서인 빅스비도 업데이트해 구글의 제미나이와 애플의 시리와 맞붙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생성형 AI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한 빅스비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