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학 물리학과 과학자들이 현재 태양 전지판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으면서 거의 모든 건물이나 물체 표면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얇고 빛을 흡수하는 유연한 물질을 개발했다고 9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전 세계가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된 이 초박형 태양 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란 불리는 물질로 만들어졌다. 페로브스카이트의 빛 흡수층은 기존의 실리콘 재질 태양광 판넬보다 태양 스펙트럼에서 더 넓은 범위의 빛을 포착할 수 있어 태양 에너지 흡수에 더 효율적이다.
옥스퍼드대 과학자들만 이런 종류의 코팅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만든 제품은 효율이 매우 좋아 햇빛으로부터 약 27%의 에너지를 포착한다. 이에 비해 일반 태양 전지판은 최대 22%를 전력으로 흡수한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시간이 지나면 페로브스카이트가 45%를 넘는 효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5년간 실험기간 동안 수율이 6%에서 27%로 증가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두께가 1㎛(마이크론)이 조금 넘는 이 코팅은 오늘날의 태양 전지판에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의 150분의1 수준으로 얇다. 그리고 기존 실리콘 전지판과 달리 잉크젯 프린터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 플라스틱과 종이를 포함한 거의 모든 물체 표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데이터 및 분석 전문 기업 ‘우드 매켄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패널 설치가 급증해 2022년 대비 80% 증가했다. 기후 싱크탱크 ‘엠버(Ember)’의 2024년 글로벌 전기리뷰에 따르면 태양광은 2023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전력원이었다.
이러한 태양광 호황의 주요 동인은 어떤 다른 형태의 에너지보다 생산 비용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태양광 에너지 이용 상승을 부채질한 또 다른 중요 요인은 태양광 에너지의 전기 변환 효율성 증가다.
그간 지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는 많은 토지를 차지하고 있어 정부 및 기업 간 갈등의 중심에 있어 왔다. 옥스포드대 연구원들은 그들의 기술이 에너지 비용을 낮추면서 그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태양광 발전소 중단을 옹호하지는 않고 있다. 연구원 중 한 명인 정크 왕(Junke Wang)은 “태양광 에너지로 충분한 양의 전력 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분명 많은 지역이나 표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연구하는 신물질의 지속적인 문제는 안정성이다. 안정성이 개발자들이 그 기술을 상업화하는 것을 막고 있다. 실험실 환경 내에서의 일부 코팅은 짧은 시간 동안 용해되거나 분해돼 일반 태양 전지판보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의 수명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수석 연구원 헨리 스나이스(Henry Snaith)는 그들의 연구는 강력한 상업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건설 및 자동차 제조와 같은 산업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나이스 연구원은 “우리 실험실에서 입증된 태양광 소재와 기술의 최신 혁신은 기존 건물, 차량, 사물 등을 활용해 태양광 에너지를 보다 지속 가능하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소재를 제조하는 새로운 산업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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