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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체부 장관, 미국 배우조합과 AI 시대 영상산업 대응 논의

선재관 2024-06-30 12:06:42
유인촌 장관, LA서 미국 배우조합 관계자 면담 재상영분배금 및 퍼블리시티권 등 디지털 환경 변화 대응책 모색
유인촌(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프란 드레셔 미국 배우·방송인 조합 회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이코노믹데일리]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배우·방송인 조합(이하 배우조합) 관계자들과 만나 디지털 시대의 영상산업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배우와 제작자 간의 권리 조정에 관한 선진 사례를 살펴보는 자리였다.

유 장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프란 드레셔 배우조합 회장 등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배우조합은 약 16만 명의 문화예술인이 소속된 대규모 노동조합으로, 최근 디지털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제작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처우 개선을 요구해왔다.

이번 만남에서 유 장관은 특히 재상영분배금 제도에 관심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영상저작물이 재방송되거나 다른 플랫폼에서 2차 사용될 때 배우, 작가, 감독 등에게 분배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유 장관은 한국의 유사한 사례로 재방송료 제도를 소개하며 양국의 제도를 비교했다.

드레셔 회장은 "이번 협상에서 1960년대에 만들어진 보상 시스템을 개선하여 배우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함한 새로운 플랫폼에서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역사적인 합의를 이루어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AI 기술 발전에 따른 퍼블리시티권 문제도 논의했다. 배우조합은 최근 파업 협의를 통해 배우의 디지털 복제본 사용에 관한 지침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제작사는 배우의 디지털 복제본을 사용할 때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실제 출연 시와 동일한 기준으로 보상해야 한다.

유 장관은 "미국 배우조합과 제작자연맹 간의 이번 합의는 AI·디지털 전환 시대 퍼블리시티권 문제에 대한 선도적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한국도 동일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영상물 보상 상생협의체'를 발족하고, 영상산업계 이해관계자들이 합리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계약서를 개정하여 퍼블리시티권의 귀속을 명확히 하고, 관련 법제화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이번 면담을 통해 한국 정부는 미국의 선진 사례를 참고하여 국내 영상산업계의 디지털 전환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어떤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