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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27일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제2의 디즈니' 목표

선재관 2024-06-25 06:00:00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도약 웹툰산업의 성장과 기업공개의 전망
[사진=네이버웹툰]

[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04년 네이버의 작은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 150개국에서 1억7000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네이버 자회사 중 최초로 상장에 도전하는 네이버웹툰은 '제2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에 나선다. 본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주식 공모가격 희망 범위는 주당 18~21달러로 제시됐다.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최대 3억1500만 달러(약 4300억원)를 조달할 전망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는 약 30억~40억 달러(약 4조1550억~5조54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의 도약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콘텐츠 본산인 북미 공략에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특히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위트홈', '마스크걸' 등 작품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큰 인기를 끌며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네이버웹툰은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그동안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표현을 많이 썼다. 정확하게는 아시아에서 시작한 글로벌 규모의 '포스트 디즈니'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상장과 함께 현금 보너스 3000만 달러(약 415억원)와 주가에 연동한 성과급으로 약 1만4815주를 수령할 예정이다.

◆나스닥 상장에 따른 기업 성장 둔화 우려...그러나 한국 플랫폼 기업의 해외 진출

 
2023년 12월 NYSE는 야놀자의 알렉산더 이브라힘 CFO 취임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웠다. [사진=이수진 야놀자 창업자 페이스북]

네이버웹툰의 미국 나스닥 상장은 긍정적인 기대와 함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매출 12억8000만 달러(약 1조7700억원)를 기록했으나 엔데믹 이후 콘텐츠 수요가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웹툰 산업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상장이 네이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웹툰 뿐만 아니라 야놀자 등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야놀자는 이르면 다음 달 중 미국에서 기업공개를 진행할 예정이며, 기업 가치는 약 70억~90억 달러(약 9조5800억~12조3200억 원)로 평가받고 있다. 쿠팡의 성공적인 나스닥 상장 사례를 따라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쿠팡은 2021년 3월 나스닥 상장에서 공모가 대비 81.4% 오른 63.5달러로 결정됐으나 현재 주가는 공모가 대비 41.7% 하락한 20.39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성장 둔화와 함께 주가 하락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 미국 상장의 매력과 도전 과제

미국 상장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쿠팡은 상장 당시 PSR(주가매출비율) 3.7배 수준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미국 증시는 국내와 달리 적자 기업의 상장에 반감을 갖지 않으며, 최근 미국 초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상장이 흥행하면서 국내 벤처기업들의 미국 상장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블랙록이 코너스톤 투자자로 5000만 달러(약 690억 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상장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포스트 디즈니'로서의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외 상장이 증가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상장 이후 거래소의 상장 유치 활동이 줄어든 상황에서 코스닥 예비 발행사들도 코스피 시장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