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미포는 지난 달까지 37억1800만 달러(약 5조1698억원)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 31억 달러를 119.9% 초과 달성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누적 수주(20억9700만 달러)보다 77.3%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는 지난달까지 PC선 44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과 자동차 운반선 각각 12척과 2척을 수주하며 총 5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이달 들어 PC선 4척을 추가 수주하며 현재까지 PC선만 48척을 수주했다. PC선 51척 수주를 기록한 2017년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다.
HD현대미포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PC선 시장 상황이 좋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한 석유화학제품 운송 길이 막히면서 해상 수요와 함께 PC선 수요도 함께 늘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무력 충돌에서 비롯된 홍해 사태가 PC선 수요 증가세를 이끌었다.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로를 통하면서 운송 거리와 시간이 늘자 더 많은 PC선이 필요해졌다.
이와 관련 HD현대 관계자는 “PC선 신규 발주가 늘어난 배경은 기존 PC선의 노후화”라며 “선박 교체 사이클이 돌아온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PC선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PC선 가격이 2022년 4350만 달러에서 5150만 달러로 18.4% 증가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하기도 했다. 실제 HD현대미포도 갈수록 높은 가격에 PC선을 수주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PC선 두 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1332억원에 체결했는데, 최근인 지난 7일에는 PC선 두 척을 1484억원에 수주했다.
이에 따라 HD현대미포가 올해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11일 “조선 부문의 경우 확실한 수요 우위 시장이 형성돼 선가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분기 적자 폭을 줄인 가운데 오는 3분기 예상보다 빠른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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