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모비스, 소리로 불량 잡아내는 AI 시스템 도입

성상영 기자 2024-06-19 18:49:06
창원 MDPS 공정에 '어쿠스틱 AI' 적용 제품 동작음으로 1초에 1대씩 품질 검사
현대모비스 직원이 경남 창원시 모터 제어 파워 스티어링(MDPS) 생산 공장에서 '어쿠스틱 AI'를 활용한 품질 검사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모비스가 제품의 불량 여부를 소리로 판별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개발했다. 제품이 작동할 때 나는 특정 소리를 분석해 품질을 검사하는 것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의 공정 혁신 사례로 주목된다.

현대모비스는 19일 경남 창원시 모터 제어 파워 스티어링(MDPS) 생산 공장에 어쿠스틱 AI 기반 검사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고 밝혔다.

어쿠스틱 AI는 자연어로 질문·답변하는 일반적인 생성형 AI와 달리 소리를 매개체로 한다. 특정 소리에 값을 부여하고 AI가 이를 토대로 양품인지 불량품인지 판단하는 원리다. 제조업에서 이러한 방식은 아직 적용 예시를 찾아보기 어렵다.

MDPS는 자동차의 조향 기능을 하는 스티어링휠에 연결된 부품으로 적은 힘을 들이고도 운전자가 쉽게 운전대를 좌우로 돌릴 수 있도록 돕는다. 구형 차량에 들어가는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이 유체의 압력을 이용한다면 MDPS는 전기 모터가 조향을 지원한다.

창원 공장에 도입된 어쿠스틱 AI는 MDPS가 작동할 때 모터가 회전하며 발생하는 소리의 파형을 통해 불량 여부를 판별한다. 정상적인 제품에서 보이는 파동이 아닌 튀거나 높낮이가 다른 미세한 영역을 잡아내는 식이다.

어쿠스틱 AI는 1초에 1대씩 품질을 검사하는 능력을 갖췄다. 현재 창원 공장에서는 연간 130만대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MDPS를 생산하고 있다.

최낙현 현대모비스 DT(디지털전환)추진실장은 "어쿠스틱 AI는 자동차 분야는 물론 글로벌 제조업 전체에서도 선도적인 공정 혁신 사례"라며 "생산 기술은 물론 연구개발과 업무 환경 개선에도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신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조립 과정을 거쳐 합격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 의심 제품을 자동화 시스템이 1차로 걸러내고 이를 모아 전문 인력이 최종 판단했다.

현대모비스는 석박사급 인력과 현장 엔지니어들이 1년간 데이터를 확보, 분석한 끝에 어쿠스틱 AI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어쿠스틱 AI의 효용성을 검토해 해당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