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5년 내 최소 1조원 규모의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과거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의 시장 진출 과정을 비교·분석한 결과 도출된 결론이다.
15일 변재일 의원실에서 개최된 '28GHz 신규 사업자의 자격과 요건 전문가 토론회'에서 정훈 청주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제4이통, 경쟁 활성화에 기여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교수는 LG텔레콤의 초기 투자 규모와 시장 진출 과정을 면밀히 분석했다. LG텔레콤은 설립된 지 5년 만에 약 4조원의 투자를 통해 약 428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당시 국내 휴대폰 보급률이 15%에서 2년 만에 35%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만큼의 자본 투자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또한 스테이지엑스(현 SKT B사업본부)의 투자 계획을 분석했다. 스테이지엑스는 5G 28㎓ 주파수 대가 4301억원과 통신설비 비용 1827억원을 포함한 총 6128억원의 비용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 교수는 이 금액으로는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오는 등 경쟁 활성화에 기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5G는 동일 면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기지국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설비 투자 규모도 더 커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어 LG텔레콤의 경우 초기 자본금의 6~7배에 달하는 1조3000억 규모로 자본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은 설립 초기에는 자본금이 1000억원 수준이었지만, 가입자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 등을 지출하면서 부채가 늘어났다. 이를 위해 LG텔레콤은 자본금을 급격히 늘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정 교수는 "스테이지엑스의 경우 현재 자본금은 1000억원 수준이며, 정부의 금융지원 4000억원을 포함해도 부채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입자 성장이 정체된 현 상황에서 후발 사업자가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야 이동이 될텐데 1000억원을 확보한 상태에서 돈을 벌며 운영하면 5년간 영업에서 적자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경쟁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올해 안에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4~5년 안에 자본금을 최소 1조원 이상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5G 시대에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 교수 외에도 신민수 교수(한양대 경영학과)가 좌장을 맡고 △안정상 수석전문위원(민주당 정책위원회) △모정훈 교수(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이경원 교수(동국대학교 경제학과) △한석현 실장(서울YMCA 시민중계실)이 패널로 참석해 제4 이동통신 사업자의 자본금 확보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부 금융지원 확대, 소비자 요금 인상 등 다양한 논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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