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미 보조금 '0'인데" 민주 압승에 K-칩스법 '쏙'…세계 경쟁서 밀릴까 전전긍긍

고은서 기자 2024-04-15 17:46:57
美 70조원·日 18조원 보조금…韓 '0원' K-칩스법 일몰 연장 여부조차 불투명 국힘 "직접 지원", 野 동의 없이 불가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소야대' 국면에 들어서자 국민의힘이 공약으로 제시한 '반도체 직접 보조금' 지원 정책이 실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주요 국가들이 자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관련 기업에 세액공제 수준의 지원에 머물러 있어 한국이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 달러(약 8조9000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보조금은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것이다.

미국 뿐만 아니다. 전 세계 국가들은 자국 투자 유인을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세계적 기업들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5년간 총 527억 달러(70조5000억원)를 지원한다. 일본과 인도 정부는 자국에 반도체 제조공장 유치 땐 각각 약 18조원, 13조원 규모 보조금 지급 계획을 내놨다.

반면 한국 정부는 그 동안 보조금 없이 투자 세액공제 중심의 정책만 펼쳐 왔다.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조특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 분야 기업이 설비 투자를 하면 대기업 기준 15%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마저도 일몰을 앞두고 있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야당이 반대해 일몰될 경우 내년부터 투자 세액공제율은 3%로 대폭 줄어든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학용 의원이 2030년까지 일몰 기한을 6년 연장하는 조특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21대 국회 임기가 오는 5월 29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임기 내 본희의를 통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조특법 개정안 일몰 기한을 추가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앞서 조특법 개정안 발의 당시에도 세액공제 비중을 두고 여당과 계속해서 정쟁을 벌여온 만큼 논의가 진척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도체 보조금을 두고도 여야 간 온도차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직접적인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신규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총선 공약집에 실었다. 

조특법 개정안조차 일몰 연장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용인 클러스터를 거점으로 삼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은 고사하고 현행법도 불분명한 상황에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걱정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