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올해 1월부터 시작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분쟁이 공동대표 체제를 선택하면서 일단락 됐다. 상속세를 비롯해 내부 인사이동 등 해결해 나갈 문제들이 많아 보이지만 당장은 가족 간 화합으로 안정을 선택했다.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열어,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차남인 임종훈 사내이사를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이사회는 지난달 열린 정기 주총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승리 후, 사내이사로 선임된 지 일주일만이자 첫 이사회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사회에서는 그간 한미사이언스 단독 대표였던 송 회장은 회장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차남 임종훈 신임 대표와 공동 대표로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때문에 앞으로 회사 운영 결정에 한 대표의 독단적인 의견으로 결정할 수 없으며, 모든 사항에 논의와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게 됐다. 이어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 대표를 맡게 됐고, 장녀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도 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사회의 결과가 놀랍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이 승기를 잡은 후 어머니 송 회장과 여동생 임 부회장의 인사결정은 업계의 초관심사였다.
업계 관계자는 “크게 두 가지 방안이 있었다. 모녀를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부회장 직책은 그대로 두면서 한미의 발전을 위한 조언자의 역할인 명예직으로 둘 것인지, 계열사로 발령을 낼 것인지였다”라며 “그런데 공동대표는 논외의 선택지였기에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OCI그룹과 통합이 중단된 점을 언급하며 상속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사모펀드 KKR과 손을 잡는 것에도 초점을 맞췄다. 덧붙여 공동체제가 경영갈등의 불씨가 될까 우려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KKR가 언급된 이유는 주총에서 임씨 형제에 승리의 키를 제공한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KR과 손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현재 승리한 형제 관계자들의 일부 지분을 KKR에게 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은 “모른다”라며 “KKR과 협업에 대해 맞다, 아니다로 답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오너가들의 진정한 진심이 담긴 화해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만 알겠지만, 외부적으로는 봉합이 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한미는 앞으로 해결해 나갈 일들이 많은데 간신히 봉합해 놓은 상처가 다시 벌어진다면 곤란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적과의 동침을 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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