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올해 주총 자사주 소각 늘어…전체 '9.8%'

김광미 기자 2024-04-08 16:11:42
올해 정기 주총 주주제안 비율 72건→52건 연구소 "주주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어려워"
올해 삼성물산 정기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배당 확대안이 부결된 가운데 사진은 삼성물산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 모습 [사진=삼성물산]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올해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자사주를 소각하는 기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의 9.8%로 10개사 중 1개사 꼴로 자사주를 소각한 셈이다. 

8일 한국ESG연구소(KRESG)가 정기주총 시즌 분석 대상 기업 689개사와 안건 4528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3월 정기 주총 직전까지 자사주 소각 실시 기업은 전년보다 39개사 늘어난 66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기업 중 9.8%를 차지한다.

KRESG는 "기업들이 점차 거버넌스 관련 정책인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고 있음이 확인됐는데 이는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며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선 금융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취지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주주제안 건수는 지난해보다 20건 줄어든 52개로 나타났다. 주총 의안 중 주주제안의 비율도 지난해 1.6%에서 올해 1.1%로 감소했다.

배당과 관련한 주주제안도 올해 전년의 9건에서 5건으로 급감했고 정관 변경도 17건에서 12건으로, 이사와 감사 등 임원 선임도 33건에서 25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조직 변경과 자본 구조 등에 대한 주주제안은 1건 늘어난 8건이었다.

JB금융지주·KT&G·태광산업·한미사이언스 등에서 이사 선임 주주제안이 통과됐고 DB하이텍·태광산업 등에서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 선임 주주제안이 가결됐다. 다만 삼성물산의 현금배당 확대, 대웅 1주당 0.05주 배당 요구 주주제안 건은 부결됐다. 

이렇듯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건수가 감소한 것은 작년 주총에서 주요 행동주의펀드들의 주주제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기업들이 주주들이 주주환원정책 강화 요청을 단호히 거절하기보다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려 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소는 이어 "통상 대부분의 기업은 주주총회 소집 통지를 주주총회 개최 14일 전에 하고, 주주총회 개최 시기도 특정 기간(2∼3월)에 집중하기 때문에 주주들은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어렵다"며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정책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주주권이 보다 존중받는 주주총회의 밸류업 수립이 선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