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입 동향'을 통해 15대 품목 수출액을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석유제품과 석화제품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3.9%, 3.1% 감소했다. 수출액은 석유제품 44억2000만 달러(약 5조8700억원), 석화제품 39억4000만 달러(5조2400억원)를 기록했다.
수출액 감소 원인으로 국제 유가 하락이 지목됐다. 지난달 두바이유 배럴 당 평균 가격은 80.9달러로 전년(2023년) 동기 대비 1.5% 하락한 가격에서 거래됐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 단가는 톤(t)당 824달러에서 798달러로 3.3% 감소했다. 석화제품의 단가도 t당 1320달러에서 1211달러로 8.3% 낮아졌다.
석유제품은 정유사에서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 경유 등을 말한다. 석화제품은 원유에서 나프타, 폴리프로필렌 등 원료를 추출해 만든다. 국제 유가와 제품 단가가 직결돼 있는 이유다.
기저효과에 따른 훈풍도 불지 않았다. 기저효과는 기준이 되는 시점에 따라 결과가 과장 또는 축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2월 석화제품 수출액은 40억6000만 달러(약 5조4000억원)로 전년(2022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올해 회복하지 못한 것이다.
주요 시장인 중국의 수요 감소 영향도 있었다.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액은 96억5000만(12조8400억원) 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이 30% 가까이 늘어났지만 전체 수출액은 2.4% 감소했다. 지난해 2월 대중국 수출이 24.2% 감소한 것을 볼 때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한편 국제 유가는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그간 유가 상승을 부추기던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투자 수요가 늘어나 국제 유가가 상승한다. 시장에서는 빨라야 올해 5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석화의 전성기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로 평가된다. 중국이 연평균 10%에 이르는 고성장을 이루며 막대한 수출 물량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2012년엔 전체 '수출 10억 불(弗)탑' 수상 기업 중 53%가 정유·석화 업체였다.
그러나 지금 정유·석화업계는 치열한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정유업계는 친환경 항공·선박유와 플라스틱 재활용 등 비정유 분야를 확대하고 있으며 석화업계는 특화 첨단 소재(스페셜티)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기초 소재의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스페셜티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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