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액화수소 플랜트 3곳이 준공 또는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수요처 확보는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두산에너빌리티, SK E&S, 효성중공업이 각각 경남 창원, 인천 서구, 울산 남구에서 액화수소 플랜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별 생산량은 연간 인천에서 3만톤(t), 울산에서 1만3000t, 창원에서 1800t이다. 3곳의 연간 생산량을 합하면 4만4800t에 이른다. 인천시와 창원시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통근 버스를 수소 버스로 바꾸며 협력에 나섰지만 생산량에 비해 적은 분량으로 알려졌다.
SK E&S는 지난 28일 수소 상용차 개발과 전환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KD운송·현대자동차와 체결했다. 그러나 액화수소 충전소 설치부터 진행하는 단계에 있어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는 국내 액화수소 정책이 생산과 운송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수요처 확보에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액화수소는 기체 수소를 영하 253℃로 냉각해 만드는데 극저온을 만들고 유지해야 해 생산과 운송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황지현 한국에너지공과대(KENTECH·켄텍)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액화수소 생산과 공급은 선제적으로 잘했지만 사용처 준비가 미흡하다" 며"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 수립과 현실적인 법제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발표됐고 2021년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이 공개됐지만 애초부터 현실화하기 어려운 청사진이었단 지적이 나온다.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선 2025년까지 수소 승용차 연간 10만대, 수소 상용차는 연간 2000대 생산을 목표로 잡았다. 수소 차량을 양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1만4451대에 그쳤다.
수소경제의 발목을 잡는다고 평가 받던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 개정도 추진됐다. 액화 수소 충전소에 대해 미흡하던 법안을 명확하게 수정해 설치 방법과 이격거리 규정을 세분화했다.
황 교수는 "결국 민간 기업이 따라오려면 정책이 어중간해선 안 된다"며 "명확한 정책 방향성이 필요하고, 말로만 할 게 아니라 보조금 등으로 분명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수소차 총 5012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34.7%로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현대차의 수소차 제품군은 승용차인 넥쏘와 버스인 일렉시티 2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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