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빠르고 오래가는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개발 경쟁 가열

안서희 기자 2024-02-22 11:17:06
복용 즉시 효과 나타나는 'P-CAB'...2030년 시장규모 1조 8760억원 전망 HK이노엔을 시작으로 대웅제약, 일동제약까지... 국내 제약사 파이프 라인 확장
HK이노엔 케이캡(좌)과 대웅제약 펙수클루(우) [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위식도역류질환, GERD) 진료인원은 2018년 444만76명에서 2021년 483만3042으로 3년간 8.8%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에 있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위산으로 인해 식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목에서 올라오는 신물과 더부룩한 느낌 등이 대표적인 증상인데, 이는 잘못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렇게 가파르게 늘어나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과 시장규모에 발맞춰 국내 제약사들이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식전 30분~1시간 전에 복용하고, 복용 후에도 효과가 늦었던 기존 PPI(Proton Pump Inhibitors)와 달리 P-CAB은 즉각적인 효과와 지속 시간도 길다는 장점이 있어 장기적인 증상 관리에 유용하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BCC 리서치(BCC Research)는 세계 17개국 기준 P-CAB 시장규모 조사에서 2015년 610억원, 2020년 9240억원, 2025년 1조5540억원, 2030년엔 1조8760억 원으로 연평균 25.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P-CAB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케이캡’은 HK이노엔이  2019년 처음으로 출시한 국산 30호 신약으로 지난해에는 저용량인 케이캡25mg을 출시했으며,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유일하게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적응증을 보유한 제품이다. 2022년 7월 허가를 획득해, 지난해 1월 1일자로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HK이노엔은 미국, 중국을 포함해 35개국에 기술수출 또는 완제품 형태로 진출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대웅제약도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를 개발해 HK이노엔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해외진출에 초점을 맞춰 2025년까지 30개 국가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2027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해 2030년에는 펙수클루 단일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현재 펙수클루의 해외 품목 허가 신청 국가는 누적 12개국 가운데 필리핀·에콰도르·칠레·멕시코 4개국에서 허가 승인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연내 누적 20개국까지 품목 허가 신청 국가 수를 늘려 해외시장 활로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외에 일동제약은 P-CAB 후보물질 'ID120040002'에 대한 임상 2상 승인 소식으로 국산 P-CAB 제제 신약 경쟁에 뛰어들었다. 임상시험은 오는 3월부터 본격 시작되며, 2025년 2월 종료를 목표로 한다. 국내 임상시험 참여기관은 서울아산병원, 은평성모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12곳이다. 일동제약이 임상3상까지 성공해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다섯 번째로 허가되는 P-CAB 제제가 된다. 

업계에서는 "특허료 기간이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에서 임상이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며 "규모가 큰 시장인 만큼 효과가 빠른 P-CAB 계열 약물의 신약과 제네릭 제품이 다양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