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은 20일 "재원 마련을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로 투자은행(IB)에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유치 시점과 규모,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최소한 조 단위 자금 조달이 목표일 것이라 보고 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지난 6일 경영 실적 설명회에서 발표한 올해 SK온 투자 계획은 7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를 두고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20일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19.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선 2022년 대비 지난해 성장률(33.5%)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낮다.
그러나 SK온은 확고한 투자 의지를 보였다. 오는 2026년 기업공개(IPO)와 상장이 목표이기 때문에 그전까지 과감한 투자로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IPO의 발목을 잡았던 적자 문제도 지난해 4분기 들어 상당히 개선됐다. 당시 SK온은 영업손실 1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1분기(영업손실 3447억원)보다 적자 폭을 3000억원 이상 줄인 것이다.
올해 중 흑자 전환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지원도 눈에 띈다. SK온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참가했다. 배터리 사업이 SK그룹 차기 먹거리인 만큼 중요한 행사에서 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SK온 관계자는 과잉 투자와 실적 부진을 둘러싼 우려와 관련해 "수주 잔고가 넉넉한 상황에서 매년 20% 가까이 성장하는 사업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SK온 수주 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110조원 늘어난 400조원을 기록했다.
SK온 측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포함한 국내 배터리 3사가 세계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국가대표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에 불과 점유율 0.3% 차이로 1위 자리를 지켰다. SK온은 점유율 10.7%로 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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