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구영배 큐텐 대표, 11번가 아닌 美 플랫폼 '위시' 품은 이유는

김아령 기자 2024-02-14 11:04:36
인수 가액 23000억원… '북미·유럽' 시장 겨냥 물류 네트워크 확대…큐익스프레스 글로벌 경쟁력↑ 11번가 인수 가능성 크게 낮아져
구영배 큐텐(Qoo10) 대표 [사진=큐텐]

[이코노믹데일리] 11번가의 유력 원매자로 이름을 올렸던 구영배 큐텐 대표가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한다.

큐텐은 위메프·인터파크·티몬 등을 인수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매물로 나온 11번가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으나 위시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콘텍스트로직이 운영하는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에 대한 포괄적 사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가액은 1억7300만 달러(2300억원)다.
 
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된 쇼핑 플랫폼으로 현재 전 세계 200여개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전체 거래의 80%가 유럽과 북미에서 이뤄지며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위시는 리빙·패션·뷰티·전자제품 등 8000만종 이상의 상품을 판매·배송하고 있으며, 매달 10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포함한 44개국에 통합 물류 솔루션 바탕의 4자물류(4PL)를, 16개국에는 3자물류(3PL)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큐텐은 아시아 지역을 넘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세계 전역의 주문량과 북미와 유럽에서 활성화된 소비자를 늘릴 발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큐텐 관계자는 “글로벌 상거래 서비스는 아마존·이베이·알리바바 같은 미국과 중국의 거대 자본이 주도해왔다”며 “큐텐의 위시 인수는 한국계 기업이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로 발돋움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 대표가 지난 2010년 이베이와 합작 법인으로 세운 기업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중심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2022년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를 인수하며 국내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이는 현재로선 불투명한 분위기다. 위시 인수를 결정한 만큼 당분간 해당 글로벌 플랫폼과의 사업 시너지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큐텐은 위시를 통해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글로벌 경쟁력에 힘을 더하는 한편 티몬·위메프·인터파크와 거래하는 모든 한국 판매자에게 전 세계 통합 판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큐텐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한국 제품의 해외 진출을 더욱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국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며 “그룹의 궁극적 목표인 전 세계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