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객실·뷔페·케이크 완판될까"…호텔가 '연말 특수' 기대감↑

김아령 기자 2023-11-28 06:00:00
롯데호텔 뷔페 '라세느' 내부 모습 [사진=롯데호텔]

[이코노믹데일리] 호텔업계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겨울 손님 모시기에 나섰다. 12월은 여름 휴가철 못지 않은 호텔 성수기로,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가 급증하는 한편 고급 다이닝의 인기도 치솟는 시기다. 1박당 평균 6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함에도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독특한 디자인과 고가의 가격으로 이목을 끄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매년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다.
 
이맘때 특급호텔이 특수를 누리는 건 그 특유의 화려함, 호화로운 크리스마스 분위기 덕분이다. 호텔 안에만 있어도 성탄 분위기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 속에도 자신을 위한 사치에 과감히 투자하는 MZ세대(1980년~2000년초 출생)들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플렉스(Flex) 문화’가 소비 트렌드로 굳혀졌다.
 
특히 올해는 짧은 연휴기간인 점을 감안해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보다 오붓하고 편안하게 호텔서 보내려는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 “비싸서 안간다? 없어서 못간다”…호텔 객실·뷔페 예약 ‘문전성시’
 
크리스마스 시즌, 연말을 맞아 특급호텔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주말 예약은 이미 하늘의 별 따기 수준. 5성급 특급호텔의 경우 12월 객실과 레스토랑 예약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50만~70만원하는 일반 객실은 물론, 100만원대 스위트급 객실도 예약이 힘들 정도다.
 
서울 시내 5성급 A호텔 관계자는 “연말 객실은 연초부터 오픈돼 예약을 받고 있었고 현재 80%대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레스토랑은 평일에 조금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크리스마스 연휴인 12월 23~25일과 연말인 30~31일 저녁 예약은 마감 상태”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연말연시는 호텔업계의 대목으로 꼽힌다. 이 기간 객실 요금은 평소 대비 기본 30% 이상 비싸지지만 예약률은 90% 이상을 기록한다.
 
지난해의 경우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이후 처음 맞는 크라스마스와 연말 시즌을 앞두고 서울 주요 호텔의 전 객실이 매진되기도 했다. 예약이 일찍이 마감되자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돈을 더 주고라도 예약권을 구매하려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 호텔의 뷔페 등 식음료 시설들도 벌써 예약 마감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가격 인상 행렬에도 호텔 뷔페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서울신라호텔 뷔페 ‘더 파크뷰’의 올해 12월 가격은 최고 21만5000원이다. 21~31일 성인 1인 저녁 식삿값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격은 1인당 18만5000원이었지만, 올해는 16.2%나 올랐다. 이 기간 성인 5명이 더 파크뷰에서 저녁 모임을 하려면 107만5000원이 드는 셈이다.
 
1~20일에도 비용은 만만치 않다. 저녁엔 성인 19만5000원, 어린이 9만5000원을 받는다. 12월엔 중식에 해당하는 브런치 뷔페도 가격이 오른다. 평일엔 17만9000원, 주말엔 18만5000원이다. 어린이는 9만원이다.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의 뷔페 이용 가격은 12월 크리스마스에 한해 일시적으로 가격이 20만원을 넘을 예정이다. 12월 23~25일까지, 30일~31일 저녁 뷔페를 이용하려면 20만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메뉴 변경 및 업그레이드 등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 롯데호텔 측의 설명이다. 12월부로 라세느 주말·공휴일의 점심·저녁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기존 18만원에서 19만원으로 인상한다. 평일 점심은 14만5000원에서 16만8000으로 뛴다.
 
조선팰리스의 뷔페 '콘스탄스' 내부 모습 [사진=조선팰리스]
 
조선팰리스 콘스탄스 뷔페 가격도 인상될 예정이다. 현재 콘스탄스의 이용가격은 주말 디너 성인 기준 18만5000원이지만 12월에는 20만원 이상으로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연말 호텔 뷔페는 자리를 잡기도 쉽지 않다. 신라호텔의 경우 이미 12월 주말 예약이 대부분 찬 상태로, 주말에서 주중으로 밀려 자리를 잡는 예약자들로 인해 주중 역시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 역시 12월 주말 평균 80% 이상 예약이 찼고, 평일에도 계속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아직 대목인 24~25일 예약을 받기 전이나, 벌써 12월 70%대 예약률을 보이는 상황이다.
 
‘크리스마스의 꽃’이라 불리는 케이크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의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는 올해 17만8000원짜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내놨다. 이는 작년 포시즌스에서 가장 고가에 판매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스노우볼(8만6000원)’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호텔업계 최고가를 찍었던 신라호텔의 ‘얼루어링 윈터’는 25만원이었다. 그 당시 한정 수량으로 출시돼 모두 팔렸다.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이달 말 출시될 예정인데 다른 호텔과 마찬가지로 가격을 인상할지 주목된다.
 
조선팰리스의 ‘조선델리’도 지난해 ‘화이트 트리 스페셜 케이크’를 25만원에 판매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기념 케이크로 5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대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9~25만원 수준에서 형성될 예정이다.
 
콘래드 서울 등 국내 대표 특급 호텔도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케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물가 인상의 영향으로 판매가는 지난해보다 소폭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10~20만원대의 높은 가격임에도 예약 오픈과 동시에 문의가 이어지며 예약이 조기 마감됐다. 호텔 케이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이유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스몰 럭셔리 트렌드’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파티가 많은 데다 요즘은 고생한 나를 위한 ‘작은 사치’로 케이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며 “이들에게 고가 상품은 오히려 무기가 된다”고 말했다.
 
포시즌스 호텔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 레드'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서울신라호텔 케이크 '얼루어링 윈터' [사진=호텔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