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파두 주가 급락에 NH투증·한투 '불똥'…금융당국은 뒷짐만

박이삭 기자 2023-11-16 10:31:37
기업 실사 주관사에 비난 여론 거세져 당국, 눈치 보느라 특수상황 언급 無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파두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업체 파두의 실적 쇼크로 해당 주가가 급락하자 주관사를 맡은 NH투자·한국투자증권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파두의 특수한 상황을 언급하지 않으며 뒷짐을 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두는 전날 9.94% 오른 1만9470원에 마감됐으나 최근 6거래일간 44% 하락했다. 상장 후 최고가였던 4만7100원과 비교하면 58.6% 내려갔는데, 3분기 매출이 3억2081만원이라고 공시한 후 급락을 거듭한 결과다.

피해 주주 모집에 나선 한 법무법인은 NH투자·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예고한 상황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두와 주관 증권사들은 7월 초순 상장 및 공모 절차를 중단하고 수요 예측(7월 24∼25일)이나 청약(7월 27∼28일)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그러나 이들은 상장 절차를 그대로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두는 7월 중순 제출한 증권 정정신고서(투자 설명서) 및 첨부된 기업실사 보고서 등에 '동사 사업은 안정적인 수주 현황을 유지하고 있어 영업 활동이 악화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등을 적시했는데, 사실과 다른 거짓 기재"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파두 상장 과정의 맥락을 일부러 묵인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개인투자자 눈치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이익을 기반으로 진행하는 일반 상장과 달리, 파두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만을 본 '기술특례 상장'"이라며 "현재로서는 실적이 저조할 수 있는 상황인데 이 부분에 대해 당국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파두는 투자자 우려를 잠재우고자 적극 반박에 나선 실정이다. 파두 측은 "예상을 뛰어넘은 낸드 및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시장 침체와 데이터센터들의 내부 상황이 맞물려 SSD 업체들 대부분이 큰 타격을 입었고 당사 역시 이를 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파두는 이런 시장 상황이 실적 침체를 불러왔다며 "기존 고객사들이 파두 제품을 타 제품으로 교체했다는 우려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4분기에는 기존 고객사들로부터의 발주가 이미 재개됐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