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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지배구조 싹 뜯어고친다…혁신위 "중앙회장 권한 분산"

지다혜 기자 2023-10-13 16:10:54
박차훈 전 회장 사임…후임 인선 절차 주목
13일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MG홀에서 열린 '지배구조 혁신 세미나'에서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지다혜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뱅크런(대규모 인출사태)을 비롯 연이은 비위가 잇달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대적인 지배구조 혁신에 나선다. 중앙회장에게 집중된 막강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13일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혁신위)는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MG홀에서 '지배구조 혁신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성렬 혁신위원장과 최병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가 참석, 새마을금고와 중앙회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혁신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관리 시스템 후진성, 부실한 내부통제 및 감독 시스템 문제와 임직원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지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회와 금고의 불합리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투명한 지배구조는 위기 상황 재발 방지뿐만 아니라 (새마을금고의) 건전하고 지속적인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혁신위가 검토 중인 지배구조 혁신 방안은 ▲중앙회장의 권한 분산 ▲이사회의 내실화 및 효율화 ▲중앙회에 대한 감시 기능 강화다. 혁신위원을 맡고 있는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중앙회장의 역할을 대외활동과 의사회 의장 담당으로 축소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중앙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권한 분산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다. 또 인사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외부 전문가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 등도 이어졌다.

아울러 새마을금고 혁신위는 오는 18일에 3차 전체 회의를 열고 다음 달 17일에 활동을 마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 활동이 끝나기 전에 다시 한번 전체 회의를 할 생각"이라며 "추후 정부와 국민들께 (활동 내용을)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다만 사태 책임이 있는 중앙회 측의 향후 계획이나 입장 발표는 없어 아쉬움을 낳았다. 이와 관련한 지적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혁신안이 나오게 되면 중앙회가 이를 반영해 방침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7월 한 달 새 17조6065억원가량의 예금이 빠지는 뱅크런 위기를 겪었다. 또 박차훈 전 중앙회장과 류혁 전 신용공제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박 전 중앙회장은 지난 11일 저녁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사임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앙회는 중앙회장 보궐선거 준비에 나서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