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방문한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에는 총 100킬로와트(kW) 규모 영농형태양광 설비가 수놓아져 있었다. 영농형태양광은 발전과 경작을 병행하기 때문에 농지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크게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설치된 모듈 형태는 △단면형 일반(300평) △영농형 전용(협소형 양면·50평) △양면형 수직형(150평) △양면형 일반(90평) 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영농형 전용과 양면형 일반은 한화큐셀이 생산하는 모듈이다. 일반 영농형태양광의 연간 발전량은 총 12987.77와트(W)인 데 반해 한화큐셀이 만드는 협소형 전용 영농형태양광은 총 16689.60W로 28.5% 향상한 발전량을 보인다.
실증단지를 직접 가보니 생산된 전력은 지난해 1년간 총 130메가와트아워(MWh)로 실증단지와 영남대학교 운영에 사용되고 있었다. 이는 국내 가정용 기준으로 연간 약 14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다만 농작과 전력 생산을 동시에 하는 탓에 영농형태양광으로 재배한 농작물의 수확량은 일반 농지 대비 약 80%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런데 포도와 같은 작물은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했을 때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실제 영남대학교 과수원에서 진행된 실증연구 결과 영농형 태양광 하부 농지 포도 수확량은 일반 농지 대비 12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영농형태양광에서 재배한 농작물 수확량은 최대 20% 수준 감소하지만 농부 수익은 되레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동서발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0평 자기소유 농지에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해 벼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면 같은 면적 농지에서 벼농사만 지을 때 수익인 160만원보다 최대 6배에 달하는 986만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는 "농업을 중단하고 태양광 발전 설비만 운영하는 '농촌형태양광'과 달리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 소득을 상회하는 매전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소득을 올리기 어려운 농촌 현실에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농지법 개정안이 여럿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전부 계류 중이다. 정재학 교수는 "임차농도 영농형태양광 발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투자나 관리 없이 단독으로 참여하는 농민에게 저금리 정책자금 지원 제도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도형 한국동서발전 미래기술융합원장은 "경제성 확보를 위해 한국동서발전은 시공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감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시공이 간편해 설치기간은 20일에서 7일로 줄고 시공비도 약 30% 절감된다"고 자신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RE100(재생에너지 100%) 기조에 따라 영농형태양광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일본은 무려 10년 전인 2013년 영농형태양광 관련 법안이 통과돼 현재 약 4000건 이상의 영농형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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