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성상영의 뷰파인더] CEO들 "일회용품 안 써요" 선언한 까닭

성상영 기자 2023-08-12 07:01:00
산업계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 확산 '탄소중립' 내걸고 친환경 사업 박차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에 참여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 (왼쪽 위부터)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오종훈 SK에너지 P&M CIC(사내기업) 대표,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 최원혁 LX판토스 대표[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를 꼽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산업계에 일회용품 안 쓰기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환경부 주도로 지난 2월 시작된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에 여러 기업인이 잇따라 동참하면서 홍보 효과도 쏠쏠하다고 전해졌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저마다 종이컵, 비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 오종훈 SK에너지 P&M CIC(사내기업) 대표, 최원혁 LX판토스 대표 등 기업인 다수가 캠페인에 참여했다.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는 양손으로 일회용품을 뜻하는 숫자 1과 사용량 제로를 나타내는 0을 각각 표시해 '인증샷'을 남기는 운동이다. 과거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취지로 퍼진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유사하게 참여자가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기홍 사장이 주영민 사장을, 주 사장이 황진구 대표를 지명한 식이다.

CEO가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들은 다양한 친환경 전략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일회용품 챌린지 자체는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지만 기업은 자원 재순환이나 탄소중립 등과 관련한 목표치를 제시하며 친환경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실제 이들 기업은 2050년 또는 그 전에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고 공언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기준 680만톤(t)에 이른 탄소 배출량을 2050년 500만t 아래로 줄이기로 했다. 여기에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상용화하고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사업장에서 배출한 탄소만큼 흡수 또는 감축하는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업계에서 일반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인 지속가능 항공유(SAF)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 5년간 미국 석유회사 쉘이 생산한 SAF를 공급받아 항공기를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SAF 사용 노선을 늘리는 한편 정부, 정유사와 협력해 SAF 품질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친환경 재활용 소재 사업 규모를 100만t 이상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녹색을 위한 모든 발걸음(Every Step for GREEN)'을 발표하고 식품·의약품·화장품 업계와 재생 용기 생산·활용에 손을 맞잡았다. 올해 초부터 풀무원, 삼성웰스토리, 세븐일레븐, LG생활건강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한국콜마홀딩스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SK이노베이션 계열 SK에너지는 한국·말레이시아가 공동 추진하는 '셰퍼드 CCS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모아 말레이시아로 보내고 저장하는 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한화, 에어리퀴드코리아 등 국내 기업이 다수 참여하는 가운데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LX그룹 계열 물류회사인 LX판토스는 '녹색 물류'를 내걸고 글로벌 항공·해운사와 저탄소 화물 운송에 박차를 가한다. LX판토스는 지난해 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신선화물 항공 운송 품질 인증인 'CEIV-프레시'를 국내 최초로 따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