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고성능, 저전력 특징을 갖춘 32Gps(초당기가비트) GDDR7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제품은 16기가비트(Gb) 제품으로 기존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는 1.4배, 전력 효율은 20%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D램 개발로 엔비디아, AMD 등 차세대 그래픽 처리 장치 선두 기업들의 최대 고객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특히 차세대 시스템인 '5000 시리즈' 그래픽 칩 설계 확정을 앞둔 엔비디아로서는 삼성전자가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주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내년 또는 내후년을 개발 시점으로 잡았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해 2분기(4~6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그래픽 D램인 GDDR6 테크를 1~2년내 GDDR7으로 이행하며 그래픽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도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상반기(1~6월) 중 GDDR7 메모리 칩을 공개한다"며 개발 관련 계획을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보다 최소 반년은 앞서 개발에 성공하며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범용뿐 아니라 특수용으로도 사용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통상 메모리 반도체 시장 구조는 범용 양산 시장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했다. GDDR7을 필두로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처럼 응용별로 품목이 다양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개인컴퓨터(PC), 노트북, 고성능 서버 등에 사용됐던 기존 GDDR과 달리 인공지능(AI), 전장, 고성능 컴퓨팅(HPC), 자율주행 자동차 등 다양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GDDR7은 대용량 처리에 유용하기 때문에 앞으로 첨단 산업 분야에서 해당 D램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로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차세대 공정에서 글로벌 경쟁사들과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감산 효과와 더불어 하반기(7~12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부가가치 제품 출하에 따른 가격 상승·물량 증가 효과로 하반기 실적 개선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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