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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초거대 AI 열전 앞다퉈 업그레이드…새 AI 모델 출시

선재관 2023-07-06 06:00:00
[이코노믹데일리] 올 하반기 네이버와 카카오가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과 이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대거 선보이고 SK텔레콤과 KT 역시 AI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엔씨소프트 역시 초거대 AI 플랫폼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공세에 자존심을 내건 토종 초거대 AI의 반격에 가속도가 붙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 2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23' 기조연설 중 초거대 인공지능(LLM)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 네이버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드디어 8월 24일 공개

네이버는 기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고도화한 '하이퍼클로바X'를 다음달 24일 공개한다. 아울러 이 모델을 토대로 개발한 서비스들을 속속 공개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기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더욱 고도화한 초거대 AI다. 50년치 뉴스와 9년치 블로그 데이터를 학습해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이 가능하다

초대규모AI 하이퍼클로바X는 커머스·금융·법률·교육 등 전문 분야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해당 모델은 기업과 소비자간(B2C) 거래 뿐만 아니라 기업간 거래(B2B)에도 접목돼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챗GPT'격인 하이퍼클로바X 대화형 에이전트도 준비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가 새로운 AI 서비스들의 토대가 되는 모델이라면 하이퍼클로바X 대화형 에이전트는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챗GPT와 비슷한 형태로 예상된다. 글 창작이나 초안 작성 등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검색기반 AI 서비스 '큐:(Cue:)' 베타테스트를 이달 중 시작한다. '큐:'는 하이퍼클로바를 검색에 특화시킨 대규모 언어모델 '오션'을 기반으로 한다. 

'큐:'는 MS의 빙(bing)검색의 챗GPT 서비스처럼 기존 네이버 검색에 연계되는 형태의 서비스로 알려져 있으며 이르면 이달 베타 서비스에 이어 8월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하이퍼클로바X 대화형 에이전트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픈AI의 AI 챗봇 챗GPT와 비슷한 형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측은 "'큐:'는 검색에 적용되는 서비스이고, 별도의 대화형 에이전트 서비스도 출시될 것"이라며 "MS의 검색엔진 '빙(큐:)'과 '챗GPT'처럼 구분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AI 모델 코GPT를 선보인 카카오는 이를 업그레이드한 코GPT 2.0을 하반기에 공개한다. [사진=카카오]
◆ 카카오 초거대 AI 모델·AI 챗봇 예고…하반기 달군다

카카오는 초거대 AI 언어 모델 코(Ko)GPT의 업그레이드 버전 '코GPT 2.0'을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대화형 챗봇 '코챗GPT'도 연내 출시를 예고했다.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Karlo)' 개발 및 고도화에도 집중해 올 3·4분기 업그레이드 버전 '칼로 2.0'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콘텐츠 등 카카오 중점 사업과 접목 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사업을 추진해온 카카오브레인은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카카오에서 추진 중인 '투트랙' 인공지능 전략의 전면에 나섰다. 기존의 김일두 대표에 더해 김병학 대표가 각자대표로 선임되면서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영역에서 인공지능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김일두 대표는 현재는 한국어에 특화된 초거대 인공지능 언어모델 '코GPT 2.0',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 2.0' 등 카카오브레인의 기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3분기 안에 코GPT 2.0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언어모델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챗봇 '코챗GPT(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일두 대표는 지난 3월 기업설명회에서 "우리는 초거대 생성 인공지능 기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관련 사업에 열의를 쏟고 있다.

카카오는 언어모델 코GPT 외에도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이미지 생성 AI 모델 '칼로'를 개발했다. 이를 고도화한 칼로 2.0도 조만간 공개한다. 당초 5월 중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공개 방식을 두고 막바지 내부 검토에 들어가면서 3분기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측은 "칼로 2.0은 기존보다 이미지 출력 속도가 빠르고 해상도를 개선해 고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고도화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AI 상용화가 늦어진 만큼 정확도 등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서비스 품질은 높아야 한다"면서 "AI로 어떻게 수익화를 이룰 수 있을지 찾는 것도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30일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A.)' 서비스를 개편했다. 챗GPT 기반 대화 서비스 '챗T'와 각기 다른 성격의 감성형 AI 에이전트 등이 추가됐다. [사진=SK텔레콤]
◆ SK텔레콤의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 넘은 에이닷(A.), 대화형AI 진화…해외 진출 속도

SK텔레콤은 초거대 AI 모델 GPT-3을 기반으로 한 AI서비스 에이닷(A.)을 고도화해 연내 정식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고도화 내용을 살펴보면 에이닷 한 화면에서 개인 선호도 맞춤 콘텐츠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구성이 바뀌었다. 또한 챗GPT 모델을 쓴 '챗T'를 추가해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 챗봇 전용 대화방을 개설했다. '이루다'로 알려진 스타트업 스캐터랩의 기술을 도입해 감성형 AI 캐릭터 'A. 프렌즈'도 선보였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올해를 AI컴퍼니 도약과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 대표는 "최근 챗GPT를 비롯해 AI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는 완결적인 AI서비스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에이닷은 개인화된 캐릭터, 대화, 서비스 연계를 핵심 요소로 고객에게 생소할 수 있는 AI기술을 서비스화한 사례"라고 말했다.

올해 초 이용자와 에이닷의 오래 전 대화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기억해주는 ‘장기기억’ 기술과 다양한 영역에서 수집된 이미지와 한글 텍스트를 동시에 학습해 사람과 흡사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 리트리벌’ 기술을 적용했다. '에이닷'은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대표이사 직속이었던 에이닷 조직을 'AI 서비스 사업부'와 '글로벌·AI 테크 사업부'로 확대했다. AI 서비스 사업부는 기존의 에이닷 등 서비스를 전담하고, 글로벌·AI 테크 사업부는 해외 파트너와의 제휴 등을 담당하며 해외 진출을 가속할 계획이다.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송재호 부사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사업 기자간담회에 앞서 실내외 배송, 서빙, 방역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 KT, 초거대 AI '믿음'...2027년까지 AI에 7조 투자

KT는 로봇·케어·교육 등으로 AI 사업을 확대하고 3분기 내 초거대 AI ‘믿음’을 공개하고 각 서비스에 적용해 2년 내 AI 융합사업 연 매출을 1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2027년까지 약 7조원을 AI에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싱가포르·베트남 등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KT는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산업 수요 맞춤형 AI 서비스 제공자’를 AI 사업의 추진 목표로 제시하고, 이 같은 내용의 AI 신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KT는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 중심의 AI로봇 사업을 강조했다. KT의 강점인 딜리버리 체계와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 로봇 보급 확산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AI 로봇 라인업도 확장한다. 현재 서빙·방역·실내배송 로봇에 더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로봇 공도 주행 관련 법 개정에 맞춰 매장과 주거·오피스 공간들을 잇는 실외 배송 로봇 서비스를 추진한다. 또 공장용 소형 물류 로봇, 농업용 배송 로봇까지 서비스 도메인을 확대하는 방안도 연내 추진한다.

AI 기술을 활용한 만성질환 중심의 원격 케어 서비스도 시작한다. 간호사·영양사 등의 전문가들이 AI 기술로 만성질환자 데이터와 상담 기록을 분석해 돌봄 계획을 작성하고, 이를 애플리케이션과 전화 등으로 제시하는 서비스다.

KT는 만성질환 관리의 핵심인 식이 관리를 돕는 ‘AI 푸드 태그’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 한장으로 식단을 기록하고 영양 성분을 분석한다. 현재 한식 중심의 약 1000종 음식을 96% 정확도로 인식할 수 있다며 초거대 AI를 적용해 연내 인식하는 음식 종류를 약 2000종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사업 글로벌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KT는 싱가포르 1위 통신사 싱텔, 현지 대표 물류 기업과 협력해 싱가포르에 AI 운송 플랫폼을 선보이고, 올 1월 설립한 베트남 헬스케어 법인 ‘KT 헬스케어 비나’를 통해 암과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AI 케어서비스를 하반기에 상용화한다.
 
엔씨소프트 디지털휴먼 TJ Kim [사진=엔씨소프트]
◆ 엔씨소프트, 국내 게임사 첫 '초거대 AI 플랫폼' 이달 중 선보여

엔씨소프트는 이달부터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초거대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해 B2B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가 선보일 초거대 AI는 텍스트, 이미지, 디지털 휴먼 등 각종 콘텐츠 생성에 초점을 맞춘 모든 서비스의 플랫폼이다. LG와 네이버가 각각 '엑사원',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초거대 AI 생태계를 강화한 것처럼 장기간 준비한 초거대 AI 상용화 및 산학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3월 약 20년 가까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 재직해 온 이제희 교수를 최고연구책임자(CRO) 부사장으로 전격 영입, AI와 디지털 휴먼 등 차세대 첨단 기술에 대한 인적 자원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개발(R&D) 분야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2011년 2월부터 AI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한 엔씨소트프는 최근 3년(2020~2022년)간 1조2834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엔씨소프트의 초거대 AI는 우선 게임 개발자 등 직원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 세계 엔씨소프트 게임 이용자들 경험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온·오프라인을 초월한 게임 지식재산권(IP) 세계관과 연계하는 한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서비스형 로봇, 투자 등 금융 서비스 파트너십을 통해 B2B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초거대 AI 기반 산학협력도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이 부사장은 "현재 초거대 AI 산학협력 과제만 20개 가량 추진되고 있다"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엔씨소프트와 윈윈(Win-Win)하면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초거대 AI에 쓸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를 모아 제공하는 형태로 민관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