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무더위가 본격 시작되면서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빙과 업체들이 편의점 공급 가격을 인상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따라 이달 들어 라면과 제과, 빵 업체가 제품 가격을 인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8.02로 지난해 동월보다 5.9% 상승했다. 2년 전인 2021년 5월과 비교하면 19.6% 오른 수치다.
올해 들어 아이스크림의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롯데웰푸드, 빙그레, 빙그레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 등 빙과 업체들이 지난 2월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3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동월에 비해 13.7%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14.3%)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라면(12.3%), 스낵과자(11.2%), 파이(11.0%), 빵(10.8%)보다 높았다.
빙과 업체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2월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의 할인점·일반슈퍼 공급가를 올렸다. 같은 기간 빙그레도 메로나, 비비빅, 슈퍼콘 등의 가격을 인상했고, 해태아이스크림은 누가바, 쌍쌍바, 바밤바, 호두마루 등의 가격을 올렸다. 유통 채널별로 순차적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달에는 롯데웰푸드가 스크류바, 돼지바, 수박바 등의 편의점 공급가를 25% 인상했다. 당초 지난 4월 편의점에 공급되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가 한차례 인상 일정을 연기했다가 이번에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편의점 업계는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 제품의 판매가 인상을 보류한다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공급가 인상 부담은 자신들이 떠안고, 소비자들에게는 기존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는 고물가 상황 속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낙농업계의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끝난 이후에 정부도 압박에 가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우유업계 및 유제품 생산업체와 낙농가는 오는 8월 1일 부터 적용될 원유 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등에 사용되는 가공유의 경우 리터 당 87~130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 폭이 논의되고 있는데, 정부가 원유 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려는 업계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정부는 "가공식품은 수입 원유를 많이 쓰는 특성상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가격 인상 자제를 못박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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