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의 '돈 잔치' 지적에서 촉발한 금융권 졸속 채용 계획이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4700여명을 뽑겠다던 공식 발표 대비 실제 선발 인원은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금융당국 압박에 쫓긴 금융사가 예정에도 없던 채용 인원을 집계하면서 빚은 촌극에 취업준비생들만 희망 고문을 당했다. [관련기사: 본지 2월 28일자 [단독] 없었던 채용 계획 1주일 만에 '뚝딱'…금융위표 어긋난 민심 달래기]
금융위원회는 앞서 일자리 간담회를 주재하며 금융협회별 '정규·신규' 기준 채용 규모를 취합할 것을 주문했으나 상당수 금융사는 신입은커녕 기채용·경력 인원까지 적어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잘못된 채용 정보는 고스란히 구직자 몫으로 돌아갔다.
◆신한銀·키움證·교보生·롯데카드…상당수 채용 '허수'
28일 본지가 186개 금융사별 상반기 채용 결과를 전수조사한 결과 당초 알려진 전체 채용 계획 규모는 4719명에 달하지만, 신입 채용 형태로 뽑힌 인원은 2342명에 그쳤다. 6개 금융협회(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가 공표한 수치 대비 49% 수준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각 협회가 발표한 인원에 비해 △은행 47% △금융투자 47% △여신 30% △생명보험 69% △손해보험 51% 각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의 경우 협회 차원에서 업권 전체를 포괄해 채용 계획을 밝혔으나 이후 후속 취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공개 입장을 전했다.
가장 많은 인원을 뽑는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다른 시중은행들과 대조를 이뤘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경쟁 은행들이 상반기 신입 공개채용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것과 달리 신한은행만큼은 정보통신(IT) 등 전문분야별 수시 및 보훈·리더십(전역 장교) 등 특별 채용을 추진했다.
이마저 '00명'으로 표기해 정확히 몇 명을 뽑았는지 확인이 불가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은행연합회와 금융위 측에 250명 채용 계획만 보고했을 뿐, 부문별 구체적인 인원수는 공개하지 않는 실정이다.
신한은행 측은 "상반기 총 채용인원은 제공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본래 계획해 준비한 일정대로 (채용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농협(480명)·하나(250명)·Sh수협(85명)은행 등 3개사는 당국발 채용 계획 발표 전 신입 채용을 마무리했고, KDB산업(90명)·우리(250명)·IBK기업(170명)·KB국민(250명) 등 4개 은행은 일찌감치 신입 채용인원을 확정짓고 전형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는 모두 291명(각 67명·148명·76명)을 뽑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채용한 신입 직원은 47명(20명·17명·10명)에 불과하다.
증권사가 주축을 이룬 금투업계에서는 키움증권 사례가 두드러진다. 본래 70명 선발을 공표했음에도 서울 본사 근무가 아닌 금융센터(콜센터) 직원 20명을 뽑은 게 전부다. 금투협과 당국에 알린 것과 달리 키움증권은 상반기 중 신입 공채 전형을 진행하지 않았다.
또 DB금융투자(채용인원 25명)·한화투자(35명)·현대차증권(10명)도 신입 사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KB·유안타·한양증권 역시 각 80명·60명·72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제 뽑힌 인원은 40명·35명·19명에 불과했다.
카드업계에서는 대표적으로 롯데카드의 경우 28명을 채용했다고 알렸지만 대부분이 경력직이었다. 롯데카드 측은 "올해 채용 계획이 순연돼 하반기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상반기 140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지만 신입 선발 규모는 절반에 그쳤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생보협 지시로) 취합한 채용 계획 인원의 경우 상·하반기 총합 숫자로 기재됐다"고 말했다. 결국 잘못된 수치를 발표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작년 공고→올해 채용 '꼼수'…당국 해명 급급
채용 규모를 주먹구구식으로 취합한 정황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히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따른다. 한화생명(채용 계획 126명)은 지난 4월 신입 채용 공고가 나갔지만 7월까지 진행되는 인턴실습 이후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실제 입사일은 오는 9월 이후로, 상반기 채용에 부합하지 않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DB손해보험(87명)·미래에셋생명(14명)·DB생명(15명)·동양생명(22명)은 작년 하반기 공고에 따라 채용한 인원을 이번 상반기 계획에 포함하기도 했다.
KB라이프생명(30명)도 인턴 과정 후 성과 평가를 통과한 구직자만 9월 중 정식 입사가 가능하다. 라이나생명(15명)·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16명)은 상반기 중 신입 채용이 전무했다.
사정이 이렇자 당국이 강조한 '투명한' 채용 기조가 퇴색했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지난 2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채용시기·인원에 대한 투명한 안내"를 언급했지만 헛구호에 그쳤다. 청년 일자리 불안감을 줄인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진 데다 과거에도 왜곡된 일자리 수치로 뭇매를 맞은 전례도 재조명받고 있다.
금융위는 5년여 전 '4차 산업혁명 파트너 자금' 수혜기업 271개사 중 97.8%가 정책자금을 받아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직원이 증가한 기업은 158개사인 반면, 113개사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했거나 증가세가 없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 관심을 고려해 금융권이 더욱 정확한 관련 정보를 안내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해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일자리 간담회를 주재하며 금융협회별 '정규·신규' 기준 채용 규모를 취합할 것을 주문했으나 상당수 금융사는 신입은커녕 기채용·경력 인원까지 적어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잘못된 채용 정보는 고스란히 구직자 몫으로 돌아갔다.
◆신한銀·키움證·교보生·롯데카드…상당수 채용 '허수'
28일 본지가 186개 금융사별 상반기 채용 결과를 전수조사한 결과 당초 알려진 전체 채용 계획 규모는 4719명에 달하지만, 신입 채용 형태로 뽑힌 인원은 2342명에 그쳤다. 6개 금융협회(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가 공표한 수치 대비 49% 수준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각 협회가 발표한 인원에 비해 △은행 47% △금융투자 47% △여신 30% △생명보험 69% △손해보험 51% 각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의 경우 협회 차원에서 업권 전체를 포괄해 채용 계획을 밝혔으나 이후 후속 취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공개 입장을 전했다.
가장 많은 인원을 뽑는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다른 시중은행들과 대조를 이뤘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경쟁 은행들이 상반기 신입 공개채용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것과 달리 신한은행만큼은 정보통신(IT) 등 전문분야별 수시 및 보훈·리더십(전역 장교) 등 특별 채용을 추진했다.
이마저 '00명'으로 표기해 정확히 몇 명을 뽑았는지 확인이 불가한 상태다. 신한은행은 은행연합회와 금융위 측에 250명 채용 계획만 보고했을 뿐, 부문별 구체적인 인원수는 공개하지 않는 실정이다.
신한은행 측은 "상반기 총 채용인원은 제공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본래 계획해 준비한 일정대로 (채용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농협(480명)·하나(250명)·Sh수협(85명)은행 등 3개사는 당국발 채용 계획 발표 전 신입 채용을 마무리했고, KDB산업(90명)·우리(250명)·IBK기업(170명)·KB국민(250명) 등 4개 은행은 일찌감치 신입 채용인원을 확정짓고 전형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는 모두 291명(각 67명·148명·76명)을 뽑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채용한 신입 직원은 47명(20명·17명·10명)에 불과하다.
증권사가 주축을 이룬 금투업계에서는 키움증권 사례가 두드러진다. 본래 70명 선발을 공표했음에도 서울 본사 근무가 아닌 금융센터(콜센터) 직원 20명을 뽑은 게 전부다. 금투협과 당국에 알린 것과 달리 키움증권은 상반기 중 신입 공채 전형을 진행하지 않았다.
또 DB금융투자(채용인원 25명)·한화투자(35명)·현대차증권(10명)도 신입 사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KB·유안타·한양증권 역시 각 80명·60명·72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제 뽑힌 인원은 40명·35명·19명에 불과했다.
카드업계에서는 대표적으로 롯데카드의 경우 28명을 채용했다고 알렸지만 대부분이 경력직이었다. 롯데카드 측은 "올해 채용 계획이 순연돼 하반기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상반기 140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지만 신입 선발 규모는 절반에 그쳤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생보협 지시로) 취합한 채용 계획 인원의 경우 상·하반기 총합 숫자로 기재됐다"고 말했다. 결국 잘못된 수치를 발표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작년 공고→올해 채용 '꼼수'…당국 해명 급급
채용 규모를 주먹구구식으로 취합한 정황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당국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히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따른다. 한화생명(채용 계획 126명)은 지난 4월 신입 채용 공고가 나갔지만 7월까지 진행되는 인턴실습 이후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실제 입사일은 오는 9월 이후로, 상반기 채용에 부합하지 않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DB손해보험(87명)·미래에셋생명(14명)·DB생명(15명)·동양생명(22명)은 작년 하반기 공고에 따라 채용한 인원을 이번 상반기 계획에 포함하기도 했다.
KB라이프생명(30명)도 인턴 과정 후 성과 평가를 통과한 구직자만 9월 중 정식 입사가 가능하다. 라이나생명(15명)·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16명)은 상반기 중 신입 채용이 전무했다.
사정이 이렇자 당국이 강조한 '투명한' 채용 기조가 퇴색했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지난 2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채용시기·인원에 대한 투명한 안내"를 언급했지만 헛구호에 그쳤다. 청년 일자리 불안감을 줄인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진 데다 과거에도 왜곡된 일자리 수치로 뭇매를 맞은 전례도 재조명받고 있다.
금융위는 5년여 전 '4차 산업혁명 파트너 자금' 수혜기업 271개사 중 97.8%가 정책자금을 받아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직원이 증가한 기업은 158개사인 반면, 113개사에서는 일자리가 감소했거나 증가세가 없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 관심을 고려해 금융권이 더욱 정확한 관련 정보를 안내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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