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재계 '지각변동'…LX·에코프로 '신규 진입', 포스코 '5대 그룹'에

성상영 기자 2023-04-25 14:59:27
공정위 '공시대상 기업집단' 82개 발표 세아·DN·한솔·삼표 등 8곳 신규 지정 포스코, 롯데 누르고 재계 5위 발돋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도 공시대상 기업집단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공정위]


[이코노믹데일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공시대상 기업집단(공시집단) 명단을 새롭게 발표하면서 재계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LX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지 3년 만에 이름을 올렸고 배터리 산업 급성장의 혜택을 받은 에코프로도 공시집단에 진입했다. 5대 그룹에서는 롯데가 빠지고 포스코가 들어가며 '재계 5위'로 발돋움했다.

공정위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도 공시대상 기업집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공시집단 숫자는 지난해 76개에서 올해 5월부터는 82개로 6개 늘어난다.

공시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LX, 에코프로, 고려HC,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 등 8개다. 또한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은 각각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치 하락과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으로 자산총액이 지정 요건인 5조원 밑으로 감소하면서 공시집단에서 빠졌다.

LX는 2021년 LG에서 독립한 이후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 11조2734억원으로 공시집단에 지정되는 동시에 재계 순위 44위에 올랐다. 공정위는 이날 구본준 LX그룹 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고 LX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상출집단)에 포함시켰다.

이차전지(배터리)가 주력인 에코프로는 2021년 말 자산총액이 4조36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 6조9400억원으로 늘어나며 공시집단(62위)에 신규 진입했다. 고려HC는 계열사인 고려해운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CU 편의점 체인을 운영하는 BGF는 리테일 사업 성장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나며 명단에 들었다.

신규 법인 설립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 공시집단이 된 곳도 있다.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 인수로 자산이 재평가됐고 자동차 부품 기업인 DN은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를 품에 안으며 자산총액이 늘었다. 콘크리트가 주 사업인 삼표는 계열사 설립으로 몸집을 키운 사례다.

LX를 제외하고 상출집단이 된 기업집단은 장금상선과 쿠팡이다. 장금상선은 신규 건조 선박이 자산으로 평가되고 환율 상승으로 이익이 증가한 효과를 내면서 상출집단으로 지정됐다. 쿠팡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자상거래 규모 확대, 물류센터 투자 등으로 매출과 자산이 모두 늘어 앞으로 계열사 간 지분 출자가 제한된다.

반면 금리 상승 여파로 금융자산 평가액이 감소한 교보생명보험과 가상자산 투기 수요 침체로 거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두나무는 상출집단에서 제외됐다.

포스코가 롯데를 누르고 '5대 그룹'으로 올라선 점도 주목된다. 포스코의 자산총액은 2021년 말 기준 96조3000억원으로 같은 시기 롯데(121조6000억원)에 못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하고 사업회사인 포스코가 물적분할되면서 자산이 132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롯데는 129조7000억원이었다.

공시집단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공시를 비롯해 비상장사 주요사항 공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등 의무가 발생한다. 상출집단은 여기에 추가로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 지분을 취득 또는 소유할 수 없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면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2024년부터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이 아닌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인 기업이 상출집단으로 지정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공시집단 기준 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